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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뷰티풀 선데이' 개성파 배우가 된 박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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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뷰티풀 선데이' 개성파 배우가 된 박용우

입력
2007.03.1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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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약한 이미지? 다 집어치워!

*날카롭고 광적이고… 한데 사랑엔 약하지

배우는 스펀지다. 배역이 주어지면 온 몸으로 빨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작품이 끝나면 다 짜내 버리고 다른 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 촬영이 끝난 지 오래되지 않아 아직도 <뷰티풀 선데이> (감독 진광교) 주인공인 강 형사의 물기가 덜 빠진 박용우(36)는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요즘 자신이 할 수 있는 연기를 맘껏 할 수 있어서. “몸에 맞지 않는 캐릭터를 소화할 때면 부대낌을 느낄 때도 있어요. 하지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을 수 있는 것조차 배우의 특권임을 알고 있어요. 배역의 비중에 상관없이 한 작품 한 작품이 소중해요.”

그에게 <혈의 누> 는 정말 고마운 작품이었다. 관객들이 박용우를 다시 한번 보게 만들었다. <달콤 살벌한 연인> 도 마찬가지. 대중들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뷰티풀 선데이> 도 자신의 연기 폭을 드러내는 소중한 도전이라는 생각에 강 형사를 위해 몸무게 8kg을 빼는 열의를 보였다. 형사 역은 <조용한 세상> 에 이어 두 번째다.

“캐릭터의 색깔이 중요하지, 직업은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같은 형사지만 차이가 커요. <조용한 세상> 의 김 형사가 둥글둥글하다면, 강 형사는 날카롭죠. 강 형사 역할을 두고 살을 찌울 것인가, 뺄 것인가를 놓고 주저없이 빼는 쪽으로 택했어요. 되도록 지쳐있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지요.”

개인적으로는 강 형사가 ‘마초’가 아니어서 좋았다고 했다. 그보다는 훨씬 복잡한 심리와 감정을 가진 인물. 그렇게 보이도록 그는 “정말 연구를 많이 했다”면서 몽환적이고, 자학적이며, 지쳐 보이고, 광기도 있고,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외로운 모습을 관객들이 발견해주길 바란다.

박용우는 <뷰티풀 선데이> 가 사랑을 모티프로 한 멜로물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강 형사와 민우(남궁민)은 모두 사랑에 미쳐 잔인하고 부도덕한 인물로 변해요.

사랑을 포기했다면 악인이 될 이유가 없었던 사람들이죠. 한 사람은 죽어가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다른 한 사람은 떠나려는 아내를 잡기 위해 돌이킬 수 없을 길을 선택하지요.”

현실에서 박용우는 강 형사와 달리 넉넉한 사람이다. 여유를 즐기고 말도 천천히 한다. “밝게 살려고 노력해요. 혼자 있는 것도 즐기는 편이죠. 연예인임을 느끼지 못하는 편이에요. 집 근처에 그냥 돌아다녀요.” 이런 삶의 태도가 오랜 조연에도 박용우를 지치게 않게 만들었고, 마침내 약해 보이면서도 결코 만만치 않은 개성파 배우로 만들었는지 모른다.

안진용 기자 realy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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