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명 대한항공에 역전… 현대캐피탈에 1점차 대망의 우승
‘무적함대’ 삼성화재가 프로배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화재는 1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6~07시즌 V리그 최종전에서 대한항공을 3-1(18-25 25-14 31-29 25-18)로 제압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이로써 삼성화재(25승5패)는 천안에서 상무를 3-0으로 꺾은 현대캐피탈(24승6패)을 승점 1차로 제치고 정규리그 1위가 됐다. 현대캐피탈의 정규리그 3연패를 저지한 삼성화재는 프로배구 출범 이후 첫 정규리그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반면 2위 현대캐피탈은 오는 17일부터 3위 대한항공과 3전2선승제로 펼쳐지는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우승의 기쁨은 달콤했지만 과정은 험난했다. 대한항공은 1세트에만 무려 11점을 따낸 용병 보비(28점)의 맹활약에 힘입어 25-18로 기선을 제압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지면 2위로 추락할 수 있기에 절박했다. 줄곧 지켜오던 선두를 마지막 날에 뺏긴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삼성화재의 집중력은 위기에서 돋보였다. ‘괴물용병’ 레안드로(39점)가 속공으로 2세트 선취점을 뽑아내자 노장 신진식과 리베로 여오현이 몸을 날려 상대 강타를 잡아냈고, ‘꾀돌이’ 최태웅의 현란한 토스를 레안드로와 신진식이 여지없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결국 삼성화재의 3-1 역전승.
챔프전에 직행한 삼성화재는 실업배구와 프로배구 통산 겨울리그 10회 우승에 도전한다. 삼성화재는 조직력과 수비력에서 최고라는 평가다. 최고의 ‘방패’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단점으로 지적됐던 공격을 레안드로의 영입을 통해 날카롭게 가다듬었다. 하지만 배구선수로는 환갑이라는 서른 살을 훌쩍 넘긴 노장들의 체력은 아킬레스건이다.
‘코트의 제갈공명’ 신치용 감독은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순 없다”면서도 “마지막으로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야망을 밝혔다. 주포 신진식 등의 노쇠화로 과거 어느 때보다 전력이 떨어지지만 특유의 정신력과 조직력으로 극복하겠다는 각오다. “마지막에 웃어야 진정한 승자다”고 강조한 신 감독은 헹가래를 치려던 선수들에게 “아직은 샴페인을 터트릴 때가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대전=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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