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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울린 실종 아빠찾기…끝내 한강서 시신으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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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울린 실종 아빠찾기…끝내 한강서 시신으로 발견

입력
2007.03.13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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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찾아달라"는 가족들의 간절한 호소도 덧없이 아버지는 실종 49일만에 싸늘한 시신이 돼 돌아왔다.

1월23일 실종된 회계사 손모(47)씨가 12일 오후 3시30분께 서울 여의도 밤섬 근처 풀숲에서 한강관리사업소 강모씨에 의해 발견됐다. 손씨 실종 사건은 가족의 애타는 사연이 인터넷과 TV를 통해 공개돼 관심을 끌었다. 경찰은 시신이 심하게 부패돼 실종 직후 숨진 것으로 추정했으며 바지 뒷주머니에서 주민등록등본을 발견, 신원을 확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13일 "1차 부검 결과 자살인지 타살인지, 익사인지 등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구체적인 부검 결과가 나오는 보름 후 사인에 대해 알 수 있을 것"고 밝혔다.

유족들은 그러나 손씨가 모 종교단체와의 민사 소송과 관련, 수 차례 협박을 받았다며 타살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시신에 외상이 없고 타살됐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종로3가역 이후 행적 묘연

경찰과 지하철역 폐쇄회로(CC) TV에 따르면 손씨는 실종 당일 오후 6시50분 딸에게 "집에 간다"고 전화한 뒤 지하철5호선 여의나루역으로 향했다. 그러나 42분 뒤 여의도역에서 내려 자신의 사무실에 돌아가 노트북으로 뭔가를 하고 다시 여의도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10분 뒤에는 아들의 귀가 확인 전화에 "늦는다. 먼저 밥을 먹으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종로3가역에서 하차했다. 평소 도봉구 방학동의 집에 가기 위해 지하철 1호선을 이용했는데, 이날은 그냥 역사를 빠져나갔고 이후 행방은 묘연하다.

● 누군가와 약속이 있었나 손씨가 다시 사무실에 들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종로3가역에서 귀가를 위한 환승을 포기한 채 28분간 역에 머물다 나간 점도 의문이다. CCTV를 보면 손씨는 출퇴근으로 익숙한 역인데도 두리번거리는 등 평소 모습과 달랐다. 유족들은 "(손씨가) 지하철에서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약속을 한 뒤 뭔가를 챙기기 위해 사무실로 돌아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손씨의 처남은 "종로3가역 인근의 한 곱창집 주인이 매형이 오후 8시30분께 다른 남자 두세 명과 밥을 먹고 함께 나갔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이 주인은 경찰에서 "확실치 않다"고 말을 바꾸었다.

● 유족들, 타살 가능성 높다

손씨의 아내(45)는 "남편이 맡은 회계업무와 관련해 모 단체로부터 수 차례 협박을 받았다고 토로했다"며 "고민이 많아 사직서까지 준비했다"고 밝혔다. 시신 발견 당시 손씨가 입고 있던 코트가 없고, 평소 바지 앞주머니에 넣어둔 지갑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들어 강도를 위장한 납치 사건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앞주머니에 있는 지갑이 저절로 떨어질 수는 없고 누군가 억지로 빼냈다는 주장이다. 신분증과 신용카드 등이 담긴 지갑과 휴대폰이 사라진 것도 의혹이다. 손씨의 신용카드와 휴대폰은 실종 이후 한 번도 사용한 기록이 없다.

아내는 자살 가능성에 대해 "집에 온다던 사람이 종로3가역까지 왔다 한강에 가서 뛰어들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이 조사 과정을 설명하면서 자살한 것처럼 얘기했다"며 "수사를 요청할 때마다 '어른인데 돌아오지 않겠냐'며 느긋해 하더니 자살로 몰고 가 분통이 터진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앞서 1월31일 손씨의 사무실에서 사직서와 함께 공황장애, 불면증, 숨막힘, 어지러움, 우울증 등의 단어가 적힌 메모를 발견했다. 유서는 찾지 못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김수길 기자 sugir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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