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가 만든 판타지 ‘판의 미로’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 분장상, 미술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해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1944년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동화속 신비한 지하세계를 발견하는 소녀의 모험을 다룬 이 작품은 실제 역사에 판타지를 접목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태원엔터테인먼트에서 국내 출시한 DVD 타이틀을 보면 이 작품의 아카데미상 3개부문 수상 이유를 알 수 있다. DVD 타이틀에는 영화 제작 과정의 비밀을 밝힌 ‘제작 과정’ 부록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델 토로 감독은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보다는 고색 창연한 세트를 직접 만들어 영화 촬영을 즐기는 ‘세트광’이다. 영화속 기괴한 판타지의 세계와 피비린내 난무하는 스페인 정부군 요새는 컴퓨터 그래픽의 기교가 아닌 순전히 사람의 손으로 만든 예술품들이다. 실제로 ‘제작과정’에는 지하 미로를 재현한 장엄한 세트와 더그 존스라는 배우가 4시간에 걸쳐 ‘판’과 ‘창백한 괴물’ 등 1인2역 분장을 하는 모습이 들어 있다.
그만큼 판의 미로는 휘황찬란한 컴퓨터 그래픽 세계를 보여준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와 달리, 과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처럼 수작업의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매력적인 DVD타이틀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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