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한 천재 이중섭. 그를 기리는 노래 하나 정도는 있어야죠.”
종이를 살 돈이 없어 담뱃갑에 그림을 그려야 했던 화가 이중섭(1916~1956)을 추모하는 음반이 나온다. 아티스트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를 통해 잘 알려진 ‘이등병의 편지’를 작사ㆍ작곡한 김현성. 그는 “불행 속에서도 예술의 길을 포기하지 않은 이중섭의 삶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우리가 사랑한 화가2-그 사내 이중섭> 의 발매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가> 공동경비구역>
음반에는 ‘길 떠나는 가족’ ‘달과 까마귀’ ‘그리운 제주도’ ‘바다 건너’ 등 음악으로 표현한 이중섭의 시와 그림 13편이 담겨 있다. 일본으로 가족을 떠나보내고 평생을 슬픔과 그리움 속에서 살았던 이중섭의 작품들이, 캔버스를 뛰쳐 나와 애잔한 선율로 다시 그려졌다.
김현성은 서귀포에 있는 이중섭 미술관을 들렀을 때의 감상이 음반작업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중섭 미술관 뜰에서 트로트가 흘러나오는 사실에 황당했다”며 “빈센트 반 고흐를 위한 노래 ‘빈센트’가 있듯이 이중섭을 위한 노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2년 간 이중섭의 작품 수백 점을 밥 먹듯 쳐다보며 노래를 만들었다.
김현성은 다른 예술 분야를 소재로 한 음악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 왔다. 지금껏 황석영의 소설 <오래된 정원> 등을 소재로 한 ‘몸에 좋은 시, 몸에 좋은 노래’라는 이름으로 3장의 앨범을 만들고, 판화가 이철수의 작품을 가지고 국악 명상음악 음반 ‘산책-별의 바다에서’도 만들었다. 오래된>
그는 “일방적인 존경을 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이중섭의 삶을 조명해 보고 싶었다”며 “가난했지만 예술을 향해 한 길을 걸었던 이중섭은 내 인생의 지향점”이라고 얘기했다.
이번 음반의 타이틀곡 ‘그 사내 이중섭’은 김현성과 가수 이수진이 각각 따로 부른 두 가지 버전이 실려 있다. 음반 발매를 맞아 다음달 27일 서울 안국동 한국불교역사박물관 보리아트홀에서는 연극과 결합된 공연도 열린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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