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 초 취임한 오영교(59) 신임 동국대 총장의 파격적인 경영 방침이 예사롭지 않다. 오 총장은 13일 재임 4년간 동국대의 비전과 발전 전략을 담은 ‘108 프로젝트’를 공개하면서 교수 연봉제 실시 등 기업의 경영마인드를 적극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자치부 장관 시절 ‘공무원 조직에 더 이상 철밥통은 없다’며 개혁 전도사를 자임했던 오 총장이 대학 교수들에게 메스를 댈 지 주목된다.
동국대는 교직원 급여를 서울시내 상위 5개 대학 수준으로 올리는 대신, 연봉제를 도입해 기본급 70%, 성과급 30%의 임금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경우 동일 직급에서 최상위자와 최하위자의 연봉이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나게 된다.
또 교수 평가 때 연구실적은 물론 기금모금과 산학연구 유치실적 등 학교 기여도를 평가요소로 삼아 교수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학생들의 강의평가 결과가 저조하면 교수학습 개발센터에서 교육을 이수토록 권고하되, 영어 강의를 하면 가산점을 주는 당근책도 마련했다. 취업률, 고시 합격생 수, 영어강의 비율, 재정기여도 등 단과대별 경영평가에 따라 학장에게 예산과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급격한 변화가 내부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종옥 동국대 교수회 회장은 “교육현장은 일반 기업과 그 성격이 크게 다르다”며 “학교의 역량이 정량화 할 수 있는 시스템과 성과에만 집중될 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수길 기자 sugir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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