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서 초고층빌딩 건축 추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구상중인 초고층 빌딩은 중구 세운상가 자리의 220층짜리(960m)를 비롯해 100층 이상만 5개이고, 50층 이상까지 포함하면 10여개에 이른다. 이 건물들은 아직 복잡한 심의와 허가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서울시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강북권 랜드마크를 설립하려는 의지가 강해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상당부분 바뀔 전망이다.
이들 대부분은 강북권에 몰려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랜드마크는 재정비 촉진지구인 세운상가 자리에 최대 220층(960m) 높이의 금융관광허브 빌딩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강북 4대문안의 빌딩 높이를 90m로 제한하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구는 도심 건축물의 외관과 스카이라인도 도시경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고 있다.
용산역 철도정비창 부지에 들어서는 150층(615m)의 초고층 빌딩은 요즘 최대 관심거리다. 건립에 부정적이던 서울시가 최근 용적률 완화 검토 등 자세를 바꿨기 때문이다. 한국철도공사가 지난달 제출한 변경안이 그대로 수용되면 이 건물은 현재 추진 중인 인천 송도 인천타워(610m)를 능가하는 국내 최고의 고층 빌딩이 된다.
성동 뚝섬 서울숲 옆 110층 규모의 빌딩도 조심스럽게 검토되고 있다. 성동구가 성수동 일대 9,000여평 부지에 컨벤션센터와 R&D센터 등이 들어간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짓기 위해 현대자동차와 실무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1종 일반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시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마포 상암 디지털미디어센터(DMC) 랜드마크 빌딩 130층과 제2롯데월드(112층)는 사업 추진은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서울시 도시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제2롯데월드는 성남 비행장의 이착륙 안전문제로 공군과의 협의에 애를 먹고 있고, DMC는 2001년 사업추진 이후 6년 넘게 적정한 사업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여의도에 조성중인 첨단 고층 복합시설인 55층짜리 '서울국제금융센터'는 예정대로 2010년 완공될 예정이다. 여의도 옛 중소기업 전시장 터에 오피스 건물 3개동과 호텔 1개동 등 최첨단 건물 4개동이 들어선다.
노원구는 창동차량기지가 이전하면 업무와 문화, 레저시설이 어우러진 100층 이상의 건물 건립을 구상하고 있다. 금천구는 시흥역부터 대한전선에 이르는 19만 2,500평에 70층 이상의 초고층 정보화 빌딩을 건립한다는 방침이며 구로구는 2012년까지 신도림역 주변에 지상 42층 업무용 빌딩과 51층 아파트를 신축할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서울시도 초고층 건물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현행 건축법 기준으로 2개 용도만 허용하고 있으나 아파트 오피스텔 백화점 등 3개 이상 복합용도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도 최근 "서울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높이제한에 대해 고민할 시기가 됐다"고 밝혀, 초고층 건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다음달 초고층 전문가포럼을 열어 교통과 소방 문제와 재난방지 등에 대한 기준도 세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