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에 정면 반박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장인 허원준 한화석유화학 사장이 12일 "11년간이나 지속적으로 담합을 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유화업체 가격담합 결정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40년 가까이 이분야에 몸담아온 '화학통'인 그는 이날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968년 말 PVC업체가 5개 있을 때에도 가격경쟁이 치열했는데 지금은 화학제품 수입이 자유화돼 있는데다 공급업체도 7,8개에 이르고, 수요업체는 100곳이 넘는다"며 담합이 이뤄질 수 없는 구조라는 점을 강조했다.
허 회장은 특히 "유화업계의 경기 사이클이 7,8년이라는 점에서 11년간이나 담합이 지속됐다는 것은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고 공정위의 결정에 반발했다.
그는 또 "리니언시(혐의를 인정하면 과징금을 감면해 주는 제도) 혜택을 받기 위해 각 업체가 (공정위 조사에) 과잉 협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리니언시는 순기능이 있어 필요하지만 가장 규모가 커서 그 만큼 소비자에게 가장 많은 피해를 입힌 업체가 자진 신고했다는 이유만으로 과징금을 모두 면제해주고, 오히려 잔챙이들만 과징금을 떠 앉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호남석유화학이 화학제품 일부 가격담합 혐의를 가장 먼저 인정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전액을 면제 받은 것을 일컫는 것으로 풀이된다. 허 회장은 "업체 규모와 관계 없이 과징금을 면제하는 것은 사회적 가치기준이나 정의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허 회장은 그러나 "업계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며 "앞으로 각 업체가 모두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한 만큼 담합의 단초를 제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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