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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 프랑크의 밤나무 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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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 프랑크의 밤나무 잘린다

입력
2007.03.1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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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 나치즘·희망의 상징… 병들어 쓰러질 위험 처해

“거의 매일 아침, 나는 폐 속의 답답한 공기를 날려보내기 위해 다락방으로 올라간다. 가장 좋아하는 자리에서 나는 푸른 하늘과 앙상한 밤나무를 바라본다. 빗방울을 살짝 머금은 나뭇가지는 은빛으로 빛나고 갈매기와 다른 새들이 바람을 가른다. 내가 존재하는 한, 나는 이 햇빛과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보기 위해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1944년 2월 23일 ‘안네의 일기’의 한 부분이다.

매순간 죽음의 공포와 싸워야 했던 안네에게 자유의 꿈을 놓지 않게 했던 이 밤나무(사진)가 사라지게 됐다. 밤나무가 병에 걸려 쓰러질 위험에 처하자 암스테르담 시의회가 안전을 위해 베어내라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12일 영국 더 타임스에 따르면 27톤이나 되는 이 나무는 칠엽수 잎에 생기는 균에 감염돼 속이 썩어 들어가면서 쓰러질 위험에 처했다. 신문은 수년 전 이 밤나무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이 책의 열렬 독자들이 밤나무를 구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으나 시의회는 결국 앞으로 수주 안에 밤나무를 베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안내의 일기’는 2차 대전에서 2년 동안 나치를 피해 숨어있다가 결국 붙잡혀 수용소에서 짧은 생을 마감한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의 은신 기록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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