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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 대가 진융 "박사까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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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 대가 진융 "박사까지 도전"

입력
2007.03.1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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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캠브리지대 '당나라 궁정 쿠데타' 석사 논문 통과

“배우는데 여든 나이가 대수랴.”

<영웅문> <천룡팔부> <의천도룡기> 등의 초베스트셀러 무협소설로 중화권은 물론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갖고 있는 홍콩의 작가 진융(金庸ㆍ83)이 영국 명문 캠브리지 대에서 고령에도 박사 과정에까지 진학,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어 화제다.

중국어 인터넷 신문 둬웨이(多維)가 12일 전한 바에 따르면 현재 홍콩에 머물고 있는 진융은 최근 캠브리지대에서 석사 논문이 통과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진융의 비서는 진융의 중국 역사에 관한 논문이 심사에서 통과돼 석사 학위를 수여받게 됐으며 그가 다시 3년간의 박사 과정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구를 이끌고 지난 몇 년간 진융은 영국과 홍콩을 왕래하면서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1월24일에는 지도 교수들 앞에서 구술시험까지 치렀다.

학사 관리가 까다로운 캠브리지대의 규칙에 따라 진융은 논문 주제를 정하는 것도 평가위원단의 지적을 받고 반려 되기를 거듭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진융은 처음 석사 논문 주제로 최후의 로마 군단에 관한 연구를 신청했다. 유럽 학자들 사이엔 헝가리와 중국 역사에 등장하는 흉노는 아무런 관계 없고 단지 중앙아시아의 후예라는 게 정설이다. 더욱이 중국쪽의 흉노 연구가 미흡해 서방학자의 논문과 저서를 주로 참고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포기했다.

대신 진융은 당(唐)의 여황제 무측천(武則天)을 연구하겠다고 했으나 이번엔 이미 너무 많은 논문이 나왔다는 이유로 퇴짜를 받았다.

이어 진융이 택한 것은 당대 중국 남부에서 커다란 영역을 차지하고 위세를 떨친 대리국(大理國)의 위상에 관한 연구. 하지만 이것도 대리국 자체가 역사적으로 소멸된 나라인 점에서 연구할 만한 가치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진융은 당대 일종의 궁정 쿠데타인 ‘현무문 사건(玄武門之變)’에 품고 있는 의문을 논문으로 쓰기로 결심했고 지도교수의 허가를 얻어 논문을 완성했다.

앞으로 3년을 공부해야 하는 박사 과정과 관련해 진융은 “계속 당사를 연구할 계획이다. 캠브리지대측에 베이징과 시안에 가서 역사의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현지 학자들과 토론하면서 논문을 작성하겠다고 신청, 거의 내락을 받았다”며 80대 만학도로서 끝없는 배움의 열정을 내비쳤다.

이재준 스포츠한국 기자 tianm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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