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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간극… 아이다, 아이다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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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간극… 아이다, 아이다를 만나다

입력
2007.03.1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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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의 아이다 정은숙, 아이다 역할만 20여 차례… "주인공은 자존심이 있어야"

*2007년의 아이다 김세아, "연륜있는 가수가 주로 연기… 겁나지만 용기내 볼래요"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 는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무대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이집트에 포로로 끌려온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는 조국과 연인 사이에서 갈등하다 죽음을 맞는다. 이탈리아 오페라 중 드라마틱 소프라노에게 최고의 배역으로 꼽히는 매력적인 역할로, 고뇌에 찬 아리아 <이기고 돌아오라> 도 유명하다.

37년의 세월을 사이에 둔 두 아이다가 만났다. 정은숙 국립오페라단 단장과 소프라노 김세아다. 정 단장은 1970년 23세의 어린 나이에 김자경 오페라단의 <아이다> 로 깜짝 데뷔한 뒤 한국 오페라계를 대표하는 프리마돈나로 활약했다. 아이다를 연기한 것만 20번이 넘는다. 2007년 32세의 김세아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국립오페라단의 <아이다> 에서 타이틀롤을 맡는다. 이탈리아 베르디 국립음악원 등에서 공부하고 2004년 귀국한 그에게는 <아이다> 가 사실상의 오페라 데뷔작이다.

<코지 판 투테> 등 소극장 오페라 몇 편에 출연한 게 전부인 생짜를 과감하게 캐스팅한 주인공은 다름아닌 정 단장이다. “2005년 <멕베스> 오디션에서 처음 봤는데 가능성이 보였어요. 무거운 소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고음이 아름다웠죠. 좀 더 지켜보고 싶어서 본인 모르게 <코지 판 투테> 에 추천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하더라구요. 다시 오디션에 불러서 연속으로 7곡을 시켰습니다. 보통은 2, 3곡만 주문하죠.”

김세아는 국립오페라단 상근단원 심사에 합격한 데 이어 올해 첫 작품 주역까지 거머쥐었다. “아이다를 소화하려면 서정적이면서도 애절하고, 드라마틱한 소리가 필요해서 연륜 있는 소프라노가 주로 연기해요. ‘경험이 없는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싶어 겁이 났는데 단장님께서 용기를 주셨어요.”

정 단장 역시 처음에는 파격적인 캐스팅을 망설였다. 하지만 예전 기억을 떠올린 뒤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37년 전 오디션에서 아이다로 뽑힌 뒤 부담이 컸어요. 노래만 했지 연기는 처음이라 너무 부끄러웠거든요. 하지만 캐릭터에 몰입하니 모든 게 해결됐죠. 요즘 성악가들은 테크닉도 좋고, 문화적 경험도 많잖아요. ‘나도 했는데, 왜 못하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참 아이다’ 김세아에게 ‘베테랑 아이다’ 정 단장은 가장 좋은 스승이자, 가장 큰 부담이다. “단장님이 연습실에 들어오시면 얼어붙는 것 같다”는 김세아는 휴식 시간에도 정 단장의 조언을 듣느라 쉬지 못할 정도로 집중 지도를 받고 있다. 정 단장은 “중음에서 좀 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음색이 필요하다는 것과 프리마돈나는 스스로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올리는 <아이다> 는 디터 케기가 연출한 2004년 공연의 리바이벌이다. 기존 프로덕션 중 관객과 평단의 반응이 좋았던 작품을 다시 선보이는 레퍼토리 재공연제 도입에 따른 것으로, 무대보다는 음악과 캐릭터에 초점을 맞춘 치밀한 연출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프로덕션이다.

아이다 역은 김세아와 아르메니아 출신 소프라노 하스믹 파피안이 나눠 맡고, 아이다의 연인인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는 테너 신동원과 이동현이 연기한다. 라다메스를 두고 삼각관계를 이루는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 역에는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와 테아 데무리쉬빌리가 캐스팅됐다. 피에르 조르지오 모란디가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 국립오페라합창단과 의정부시합창단이 연주한다.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4시. 1588-7890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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