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 직원모습 담아
결혼 6년차로 4차례나 유산한 경험이 있는 남 모(33)씨는 지난해 어렵게 아들을 낳은 뒤 산후조리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날, 남편이 마중을 나오지 않자 잔뜩 화가 나 있었다.
하지만 현관 문을 연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온 집안이 오색 풍선과 촛불로 뒤덮인 가운데 남편 김익수(38ㆍ현대오일뱅크 과장)이 '사랑해'라고 쓴 푯말을 들고 서 있었던 것. 남편은 케이크는 물론 마사지 상품권과 펀드 통장까지 준비, 아내에게 내 밀었다. 남편 옆에서는 한 카메라맨이 모든 과정을 촬영했다.
두 사람의 행복한 영상은 며칠 뒤 현대오일뱅크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동료들의 격려 메시지가 쇄도했고, 몇몇 직원들은 자신의 블로그와 사용자제작콘텐츠(UCC)에 퍼 담았다.
김 과장이 이같은 이벤트를 꾸밀 수 있었던 것은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사연을 신청, 당첨됐기 때문. '사랑아 놀자!'라는 이름의 이 감동 공유 프로젝트는 현대오일뱅크 임직원이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대상을 사연과 함께 적어 보내면 회사에서 대상자를 선발, 이벤트 경비와 진행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UCC를 통해 임직원들이 감동을 공유하는 것.
지난해 8월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6편이 제작됐고, 그 때마다 사내에서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넘치게 만들고 있다. 터키에서 시집 온 아내에게 음식 타박을 한 것이 미안해 직접 터키 요리법을 배워 아내에게 멋진 선상 프로포즈를 한 강윤길 사원의 사연에는 댓글이 300여개나 달렸다.
회사 관계자는 "임직원들끼리 서로 이해하고 격려하고 사랑을 나누는 것이 회사 발전에 밑거름이 된다는 판단아래 이 프로젝트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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