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한한 얀 파브르의 <눈물의 역사> 와 함께 과감한 실험과 파격으로 전 세계에 벨기에 예술의 붐(Belgian wave)을 일으킨 얀 라우어스의 <이사벨라의 방> 이 한국을 찾는다. 이사벨라의> 눈물의>
연출가이자 미술가인 얀 라우어스는 재현과 서사 위주의 기존 연극계에 미술, 음악, 무용 등 다양한 표현방식과 영어, 불어 등 다국어의 사용을 통해 극적 긴장감을 삶에 켜켜이 밴 '침략의 20세기'부각시키며 벨기에 연극계의 급진적인 바람을 주도해 왔다.
아흔 살의 눈이 먼 여인 이사벨라의 삶을 그린 <이사벨라의 방> 은 2004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후 세계 곳곳에서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으며, 라우어스의 작품답게 연극, 무용,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가 결합돼 있다. 이사벨라의>
라우어스는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5,800 점의 고대 이집트의 유물과 아프리카 토산품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제작했다. 20세기 열강들이 약탈한 약소국의 문화 유산들이 원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한 채 유럽인의 손 안에 있는 현실에 대한 윤리적 고민이 반영된 셈이다.
<이사벨라의 방> 의 무대는 라우어스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품들로 가득 채워져 마치 박물관을 연상시킨다. 이 유품들을 배경으로 이사벨라 역을 맡은 벨기에의 대표 배우 비비안드 드 뮌크가 침략으로 얼룩진 20세기를 목도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며 21세기를 살아가는 관객에게 진지한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이사벨라의>
그러나 연출가 얀 라우어스를 포함한 8명의 무용수들이 노래와 춤을 통해 이사벨라의 수많은 기억과 이미지를 형상화해 국내 관객에게 어렵게 다가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LG아트센터. 금 오후 8시, 토 오후 6시, 일 오후 4시. (02)2005-0114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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