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GDP 예상치 웃돌아 3년 만에 최고
일본의 지난해 4분기(10~12월, 3회계분기) 경제성장률이 기업 설비투자 증가에 힘입어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에 비해 5.5%(연 환산)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2003년 4분기(6.3%) 이후 3년래 최고치이며, 정부가 지난달 추산해 발표한 4.8%는 물론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5.1%도 웃도는 것이다.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2.8%에서 2분기 1.4%, 3분기 0.8%로 둔화하며 후퇴조짐을 보였지만, 4분기에 급성장하며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다. 단 이번 상향 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됐기 때문에 시장 반응은 대체로 차분했다.
이처럼 일본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엔저(低)에 힘입어 수출이 급증하고 국내 소비가 늘어난 데 이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 설비투자 증가율은 내각부가 당초 발표한 속보치 2.2%에서 3.1%로 높아졌고 주택투자 증가율도 당초 2.0%에서 2.2%로 조정됐다. 개인소비 증가율이 전기 마이너스에서 플러스 1.0%로 돌아선 것도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의 중요한 배경이 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일본의 경제성장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즈호 연구소의 야마모토 야스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4월부터 시작하는 2007회계연도에도 견조한 자본 투자를 이어가고, 순이익 증가세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내각부 관계자는 추가 금리인상의 주요 요인인 개인소비 증가세에 대해서는 “지난 여름의 냉해로 소비가 위축된 터여서 이번 증가는 일종의 반작용 측면이 강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번 보고서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과 노사간의 임금협상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연간 4.8%의 고성장을 발표한 1차 속보를 토대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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