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는 보장액 늘리고 노후에는 낮춰야
*치매·장애 대비 간병비용 지급 연계 상품도
# 아내와 두 자녀를 위해 지난해 보장금 2억원 짜리 종신보험(월납 37만원)에 가입한 회사원 A씨(35)는 요즘 고민이 크다. 더 늦기 전에 노후를 대비한 연금보험도 들고 싶지만 “은퇴 후 월 100만원 이상을 받으려면 적어도 당장 매월 50만원 이상씩은 부어야 한다”는 설계사의 말이 부담이다.
하지만 A씨는 최근 새로 나온 상품 이야기를 듣고 무릎을 쳤다. 평생 2억원은 아니지만 자녀들이 공부하고 결혼할 시점까지는 보장금을 3억원 정도로 늘리고 그 이후에는 보장금을 1억원 정도로 내리면 월 보험료를 10만원 정도 덜 내도 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한식과 동ㆍ서양 음식을 조화시킨 퓨전음식이 유행하듯 기본적으로 성격이 다른 보험의 장점을 모아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내놓는, 이름하여 ‘퓨전보험’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테면 ‘죽은 뒤 남겨질 가족을 위해서는 종신보험’, ‘은퇴 후 여생을 대비하자면 연금보험’ 식으로 접근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한 상품으로 모두를 대비하는 식이다.
올들어 생명보험사들이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주력 신상품은 대부분 퓨전보험이다.
대한생명이 1월부터 팔고 있는 ‘라이프플러스케어보험’은 종신보험과, 주로 치매 대비에 중점을 둔 장기간병보험을 합친 형태다. 65세 이상 인구의 8.3%가 치매를 앓고 있고 연간 간병비용이 787만원에 달하는 현실에 착안한 상품. 우선 보험대상자가 사망하면 기존 종신보험처럼 사망보험금 1억원(1계좌 기준)을 지급한다.
여기에 더해 만약 보험대상자가 90세 이전에 치매나 일상생활장해 등으로 장기간병상태에 빠지면 간병자금으로 매년 1,000만원씩을 10년간 지급한다. 간병자금을 받던 도중 보험대상자가 숨지면 1억원에서 이미 지급된 간병자금을 뺀 사망보험금을 지급 받게 된다. 40세 여성이 20년납으로 1계좌를 들 경우 월 보험료는 19만4,000원 정도다.
ING생명의 ‘라이프케어CI종신보험’도 비슷한 형태다. 종신보험에 치명적질병(CI)보험을 더해 사망 전 계약자가 지정한 중병에 걸리면 약정 보험금의 최대 50% 또는 80%까지 미리 지급 받을 수 있다.
생명보험의 두 축인 종신과 연금을 합친 상품은 훨씬 다양하다.
원조는 지난해 11월 삼성생명이 내놓은 ‘프리미어재정설계플랜 삼성생명 연금보험’. 연금을 기본으로 하고 종신보험을 특약 형태로 덧붙였다. 국내 최초로 사망보험금을 연령대에 따라 매년 다르게 변동시킬 수 있어 보장액수가 일정한 상품보다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자녀 학자금, 주택 구입 등 필요자금이 많아지는 40∼50대에는 보장금액 규모를 3억원 정도로 늘리고 자녀부담이 적은 60대 이후에는 5,000만원 정도로 낮추는 게 가능하다.
교보생명의 ‘큰사랑종신보험’은 사망보험금이 나오는 종신보험이면서도 은퇴 이후에는 건강관리자금과 건강축하금이 지급된다. 80세 전에 연금전환 특약을 활용하면 사망보험금 대신 연금으로 받을 수도 있다.
흥국생명의 ‘더블파워종신보험’은 고객이 선택한 노후 특정시점(65ㆍ70ㆍ75ㆍ80세)까지 생존시 건강축하금(납입보험료의 최대 40%까지)을 주고 사망보험금의 최대 70%까지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종신플러스보험’은 60세나 65세부터 사망보험금의 5%를 생존 중에 미리 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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