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덕 뿌듯→ 성대 “삼성지원 1,000억 넘었죠”
*짠손탓 빠듯→ 16개大 “한푼도 들어온게 없어요”
성균관대를 인수한 삼성그룹이 올해 1,000억원이 넘는 재단 전입금을 내놓기로 했다. 재단 전입금은 학교법인이 학교운영을 위해 지원하는 자금으로, 150개가 넘는 사립대 중 재단 전입금이 1,000억원을 돌파하기는 처음이다.
재벌의 막강한 자금력과 거리가 먼 상당수 사립대는 재단 전입금이 ‘그림의 떡’이다. 재단이 부실해 학교에 단 한푼도 지원하지 않는 곳이 수두룩하다. 재단 전입금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재단 전입금, 1,000억원 시대
성균관대는 11일 “올해 재단 전입금 수입이 1,092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지난해 959억원에 비해 13.9% 늘었다. 성대 1년 예산이 3,837억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재단 전입금 비중이 30%에 육박한다. 학생 부담은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 올해 등록금 비중은 53%(2,033억원)로 예상된다.
삼성은 1996년 성대를 인수한 이후 막대한 돈을 학교에 쏟아부었다. 2002년 622억원 규모였던 재단 전입금은 2005년 794억원 등을 기록했다. 성대 관계자는 “수원캠퍼스 디지털 도서관 등 대형 공사에 거액이 들어 재단 전입금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부자 대학, 가난한 대학
성대처럼 능력 있는 재단을 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지원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가난한 대학도 적지 않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2005년 말 현재 전국 156개 4년제 사립대 재단 전입금 비율은 9.1%에 그친다. 경기대 계명대 용인대 등 16개 대학은 재단 전입금이 ‘0원’이다.
반면 등록금 수입률은 77%나 됐다. 등록금에 기부금(5.3%)과 국고보조금(1.5%)을 합친 외부 유입자금 비율이 전체의 85%에 육박한다. 대다수 사립대가 사실상 외부 돈으로 학교를 운영한다는 뜻이다.
재단 전입금이 도마에 오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체 수입 대비 평균 10%도 안 되는 저조한 전입금 비율은 곧바로 학생들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서울 D대의 경우 등록금 의존율이 무려 87%나 된다. H대 84%, J대 77%, K대 73% 등 서울 시내 주요 사립대 대부분이 70% 이상의 높은 등록금 의존율을 보이고 있다.
사립대 재단 중 수익을 올리는 곳도 적지 않지만 대학 지원에는 인색한 것도 문제다. Y대와 K대는 지난해 4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지만 150억원 정도만 학교에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W대의 경우 140억원의 재단 순이익 중 대학 지원금은 7억원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일부 대학을 빼면 재단 전입금 비율은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단측이 중ㆍ장기 재정 운용 등을 이유로 학교에 거액을 내놓을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재단에서 돈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등록금 의존율이 커지는 한 대학 재정은 불안정해지기 십상”이라며 “미국처럼 대학이 다양한 교육사업을 통해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대학에 수익사업을 허용하라는 뜻이다.
◎ 미국 사립대 경우엔…
미국 사립대의 경우 법인 이사회는 별도의 자체 재정부담 의무가 없으며 기부금과 교육사업을 통해 재원을 조달토록 하고 있다. 예산 가운데 등록금 비중은 40% 정도다. 주정부와 지방정부 보조금이 15%, 민간기부금과 연구계약 10%, 나머지 35% 는 교육사업과 부설기업 및 병원 운영 수익이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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