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비에 그 자식…” 모욕죄 못봐

*대법 무죄선고 항소심 확정

“부모가 그런 식이니 그 자식도 그렇지”라는 표현이 모욕죄에 해당할 만큼 심한 비방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학생과 학부모를 비방한 혐의(모욕죄)로 기소된 중학교 교사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대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05년 11월 교무실에서 한 학생과 그 아버지인 B씨의 양육태도를 거론하면서 “부모가 그런 식이니….”라고 말했고, 이 발언이 B씨의 귀에 들어가면서 모욕죄로 고소당했다.

B씨는 당시 “A씨가 나를 ‘양아치’라고 불렀고 아들한테는 ‘경찰서에 집어넣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에서는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정황과 동료 교사 등의 진술을 종합할 때 ‘양아치’라는 표현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A씨의 발언은 ‘부모가 그런 식이니 그 자식도 그런 것이다’ 정도 수준으로 모욕죄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그 정도 발언만으로도 모욕죄가 성립된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그 표현으로 인해 상대방의 기분이 다소 상할 수는 있지만 내용이 막연해 명예감정을 해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