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아이템서 성공 보이더라"
전업주부이든 직장 남성이든 일반 소시민들은 항상 창업을 꿈꾼다. 하지만 업종 선택에 대한 불확실성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창업은 ‘상상 속의 창업’에 그치기 일쑤다.
생활 주변의 경험을 토대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성공한 두 전업 주부의 창업 성공기를 들여다 본다.
▦ 남편 깔끔한 성격 덕에 무인빨래방 창업
● 결혼 16년차 김수민씨
두 자녀를 둔 결혼 16년차 주부 김수민(41)씨. 그가 창업을 생각한 건 남편 수입으론 아이들 교육비를 충당하기도 버거웠기 때문이다.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결혼을 해 직장경험도 없어 창업은 꿈같은 얘기였다. 하지만 그는 지금 컴퓨터 소모품점과 무인빨래방까지 운영하는 ‘슈퍼우먼’이 됐다.
김씨가 컴퓨터 소모품 점에 이어 무인빨래방(셀피아ㆍwww.happybrand.co.kr) 사업에까지 뛰어든 것은 남편의 성격 덕이 컸다.
김씨의 남편은 이불빨래를 매주 해야 정도로 청결을 중요시 하는 스타일. 하지만 세탁기 용량은 작고, 맞벌이 부부라 주말에 밀린 빨래를 몰아서 하다 보니 귀찮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해외 여행을 갔다 온 지인들에게 ‘외국에선 무인 빨래방이 인기’라는 귀가 솔깃한 얘기를 들었다. 그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무릎을 탁 쳤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무인 빨래방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고, 하루 한번 청소만 해주면 돼 인건비 걱정이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위치만 가깝다면 컴퓨터 소모품점을 운영하면서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했다. 김씨가 운영하는 소모품 가게 주변은 싱글족, 신혼부부, 맞벌이 부부들이 주로 거주하는 원룸촌으로 빨래방 입지로 안성맞춤이었다.
투자비는 월 70만원의 가게 임대료와 기기구입비 및 인테리어 비용 등 총 5,200만원을 들였다. 창업에 보통 1억원 정도가 드는 점을 감안하면 큰 부담은 아니었다.
수입은 시작한지 6개월 밖에 안돼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지만 날로 매출이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하루종일 걸릴 빨래를 1시간 만에 해결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단골이 늘고 있다. 사업 수완도 생겨 김씨는 옷 수선을 원하는 손님들을 위해 가게에서 옷 수선을 하면서 청소도 해줄 사람을 구할 생각이다.
김씨는 “남편의 깔끔한 성격 덕에 무인빨래방 사업까지 하게 됐다”며 “창업아이템이란 게 그리 거창한 게 아니라 생활 속에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 아이 좋아하는 성격 살려 어린이학원 차려
● 두 자녀 둔 조현영씨
6살과 8살 두 자녀를 둔 조현영(37)씨는 2년 전 ‘대접 받지 못하는 아줌마’가 될 것 같은 위기감을 느껴 창업쪽으로 눈을 돌렸다. 조씨는 본래 어린이를 좋아하는 성격인데다 결혼 전 보육교사 경험도 있어 2005년 초 어린이 미술학원을 개원하는 일(?)을 저질렀다.
전업주부의 창업은 시작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 세무 회계에서 어린이 반 배정까지 모든 것을 신경 쓰다 보니 원형 탈모증까지 생겼다. “돈은 날려도 좋으니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하라”는 남편의 격려가 유일한 힘이었다.
미술학원이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조씨는 어린이 체험전 사업에도 발을 들여 놓았다. 하지만 일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에게 소홀해졌고, 결국 두 사업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러 미술학원을 접었다. 수입보다는 어린이체험전을 통해 노하우를 쌓자는 판단이었다.
조씨가 학원사업에 재도전한 것은 지난해 11월. 창의력을 테마로 하는 학원이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압구정동을 장소로 정했는데 문제는 높은 임대료였다. 조씨는 이곳 저곳을 다니며 발품을 판 덕에 주변보다 50% 정도 저렴한 월 200만원짜리 미분양상가를 찾았다.
다음 문제는 마케팅이었다. 신문 전단지와 잡지를 활용해 학원을 알리고, 아동관련 사이트를 통해 체험단을 모집했다. 특히 어린이체험단 중 80%가 등록을 할 정도로 체험단 아이디어는 대성공을 거뒀다.
현재 학원의 한달 매출은 1,200만원 안팎으로, 그 중 50% 정도가 순수익이다. 학원 설립에 1억원을 투자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익 규모이다. 이제는 남편 월급보다 많을 정도로 짭짤하다.
조씨는 “학원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학부모들은 쉽게 외면한다”며 “창업도 자기 적성이나 경험을 살리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