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갈 때 더 잘하자.”
중요한 고비 때마다 4자 성어 등으로 입장과 의중을 밝혀온 중국 지도자들의 관행을 뒤따르고 있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우환(憂患) 의식’ ‘공복(公僕)의식’ ‘절검(節儉)의식’ 12자로 당정 관료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후 주석은 8일 충칭(重慶)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우환의식을 처음 거론하면서 “향후 닥칠 어려움을 걱정하면서 시종 개척과 진취의 정신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영 언론들은 지난해 10.7%라는 경이적인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향후 경제 연착륙과 개혁 과제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서는 미래의 과제를 미리 대비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했다.
후 주석은 이에 덧붙여 전심전력으로 민의에 봉사하는 공복의식, 어려움 속에서도 분투하는 절검의식을 시대가 요구하는 공직자 자세로 꼽았다. 이번 언급은 현재 중국 정부의 주요 과제인 시한폭탄과도 같은 경제 거품 제거를 목표로 한 경제거시조정, 교육과 의료 등 민생 고충 문제처리,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문제 등을 염두에 두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앞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4일 인민정치협상회의 참가 대표들과 만나 국민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多聽), 적게 말하며(少話), 맡은 임무를 힘쓰라(務實)라는 6자 성어를 언급했다.
그는 “많이 듣는다는 것은 모든 이의 비판과 제안을 듣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특히 민초들에게서 나오는 비판에 대한 수용을 의미한다”며 “적게 말하는 것은 지침을 하달한다는 인상을 주지않게 되고 무의미한 말을 하게 되는 것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그는 힘써 일하는 것은 지시의 취지를 잘 파악해 현실에 맞게 행정을 펴는 창조적인 업무 열정이라고 정의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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