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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가 카푸치노] 외교사절도 盧心읽기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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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가 카푸치노] 외교사절도 盧心읽기 '노심초사'

입력
2007.03.1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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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외교사절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본국에 한국의 정치, 경제 상황을 보고하는 것이다. 중심 인물은 역시 국가원수인 노무현 대통령이다. 그런데 외교관들은 노 대통령에 관한 보고가 무척이나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언행과 상식을 뛰어넘는 외교 행적을 보고하면서 배경 설명과 전망까지 덧붙이기란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럽 지역의 한 대사는 얼마 전 이런 고민을 털어놓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그는 노 대통령이 유럽순방에서 보여준 행적 때문에 보고가 좀 쉬웠다고 했다. 사연은 이렇다. 수도이전 공방으로 온 나라가 들끓을 무렵, 노 대통령은 해외순방을 떠났고 현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1시간 정도 예정된 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왜 수도이전을 해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설명하는데 회담시간 상당부분을 할애했다고 한다. 상대는 궁금하지도, 듣고 싶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당시 수도 이전에 관한 노 대통령의 집착이 얼마나 강했으면 해외에 나가서까지 그 이야기를 했을까라는 게 그 대사의 해석이다. 이 일화는 그 후 노 대통령의 성격과 스타일, 언행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또 대통령 탄핵 사태가 났을 때는 주한외교대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인도대사는 한국이 예전에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land of morning calm) 여서 보고할 게 별로 없었는데 이제는 ‘놀람의 나라’(land of surprise)로 변해 본국에 일일이 보고하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 후 전개된 수도이전 위헌판결, 여당과의 껄끄러운 관계, 최근의 개헌 시도 등 보고가 갈수록 어렵기만 하단다.

노 대통령의 의중을 알기 위해 기울이는 외교관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정치담당 외교관들은 한국에 오면 정치부 기자나 관련 전문가를 식사에 초청하는 등 관련된 사람이면 누구든 만나 정보를 얻는다. 정치담당 외교관들끼리도 자주 만나 한국 정치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열심히 공부한다.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으면 본국을 납득시킬 만한 보고서를 작성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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