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 신고 19%뿐… 14%는 “귀찮아서 안해”
법정전염병에 대한 의사들의 신고의식이 지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전국 의사 1,043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법정전염병 발견 즉시 보건소에 신고한다’는 의사는 불과 19.0%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하지 않는 편’이라고 답한 의사는 15.6%, ‘진단이 확실할 때까지 기다려본 후 신고 한다’는 응답도 62.6%로 나타나 의사들이 신고에 소극적임을 알 수 있다.
전염병 환자를 신고하지 않는 이유는 ‘해당질병의 진단이 불확실하기 때문’(48.2%)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신고하기가 귀찮아서’(13.8%), ‘신고 후 보건당국의 간섭 때문에’(10.7%), ‘신고절차를 몰라서’(8.7%)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과목별로는 가정의학과(19%), 내과(15.9%), 소아과(15.7%) 등의 순으로 미신고 비율이 높았다.
법정 전염병에 대해 보건소로부터 교육받은 적이 있는 의사는 23.6%에 불과했다. 신고 서식 및 신고 지침서 비치율도 각각 60.4%, 56.8%에 그쳤다. 응답자 중 66.8%는 법정 전염병을 신고하지 않을 경우 처벌받게 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법정전염병은 콜레라와 페스트,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등 65개 질병이 해당되며 전염 속도에 따라 1~5군으로 나뉜다. 현행 전염병예방법은 의사에게 법정전염병 진단시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를 어기면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미신고를 이유로 처벌받은 의사는 없다. 양기화 의료정책연구소 실장은 “전통적인 관(官) 기피 현상이 작용한 결과인 듯하다”며 “교육과 홍보, 제도 변화 등을 통해 의사들의 사회적 의무감을 자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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