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10개월여 협상…입사 대기자 700명 채용 숨통
현대자동차 노사가 다음달부터 전주 상용차 공장을 주야 2교대 체제로 운영키로 합의했다.
9일 현대차에 따르면 전주공장 노사위원회 공동 위원장인 김영국 전무와 김명선 전주공장 노조지부장은 다음달부터 버스부문을 시작으로 주ㆍ야간 10시간씩 2교대 근무를 실시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2교대 근무제 전환을 둘러싼 현대차 전주공장의 노사협상은 지난해 5월19일 첫 협상이 시작된 뒤 10개월여만에 마무리됐다. 노사는 또 조합원 위로 차원에서 버스라인 노조원들에게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고 일본이나 중국 등에 해외연수를 보낸다는데도 합의했다.
현대차는 이번 합의로 그동안 계속 문제가 됐던 상용차 주문량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는 1995년 연간 1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상용차 공장을 지어놓고도 2교대 근무를 실시하지 않아 연 5만~6만대의 상용차만을 생산해 왔었다.
특히 2002년 이후 상용부문의 수요 급증으로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 같은 현상은 버스 부문에서 더욱 심각하게 표출됐다. 9일 현재 주문을 받아놓고도 출고를 못하고 있는 버스가 5,700여대에 이른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이번 합의로 상용차의 세계시장 진출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차로서는 세계진출을 위한 충분한 물량이 확보된 셈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0년 10만대, 2015년 14만대의 버스와 트럭을 생산, 판매하는 등 세계 5대 상용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세워놓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2교대 근무 실시 합의로 상용차 부문 연간 생산능력이 5만대에서 10만대로 확대돼 9개월에 달했던 차량 인도 적체 문제가 숨통이 트이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합의로 2교대 근무를 위해 지난해 10월 채용 예정됐지만 입사가 지연되고 있는 700명의 채용 예비 인력들도 최종 입사가 확정됐다.
이와 함께 이번 합의는 향후 노사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현대차 김동진 부회장이 이날 주주총회에서 “노사분규가 없도록 확고한 답을 하라고 하는데 정말 답이 없다”고 말한 것처럼 현대차로서는 노사관계가 초대 아킬레스건이었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최소한 향후 노사관계를 풀어가는 실마리를 잡은 셈이다.
조철환 기자 cho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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