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한국어 방송 검토중

*국내방송땐 보도채널 승인제 무력화 우려

미국 타임워너 리처드 파슨스 회장이 9일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 “보도전문 채널 CNN의 한국어 방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타임워너는 중앙방송과 합작법인으로 설립한 카툰네트워크코리아 사업의 하나로 CNN 한국어 방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방송법은 외국방송을 한국어로 더빙해 재송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나, 미국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이를 허용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방송위는 CNN이 한국어로 더빙돼 국내에 방송될 경우 보도전문채널의 승인제도 자체가 무력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사실상 국내 방송사와 동등한 지위를 얻게 되지만, 국내법으로 해외 언론사를 규제할 수 없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언론 단체들도 “여론다양성과 문화적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외교통상부는 미국 방송사의 한국어 방송과 관련, “미국 측 요구를 중립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FTA협상 과정에서 이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