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독하므로 세속적 일상을 짓밟는다분노로 인해 나는 떠돈다…
*로맨틱 에고이스트 / 프레데리크 베그베데 지음ㆍ한용택 옮김 / 문학사상사 발행ㆍ371쪽ㆍ1만원
*분노 / 살만 루슈디 지음ㆍ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발행ㆍ555쪽ㆍ1만4,000원
짜여진 질서란 깨부수기 위해 존재한다. 프랑스의 인기 작가 프레데리크 베그베데와, 1988년 이슬람교에 대한 공격으로 이란으로부터 사형 선고까지 받은 영국 시인 살만 루슈디가 각각 <로맨틱 에고이스트> 와 <분노> 를 발표했다. 분노> 로맨틱>
<로맨틱 에고이스트> 는 독신남의 일기다. 기성 질서는 여기서 깡그리 전복된다. 고독을 극복하려 섹스에 탐닉하지만, 세상 일이란 결국 조롱의 대상일 뿐인 남자의 일상이 마치 한 편의 수상록처럼 그려져 있다. 이 소설은 특히 프랑스의 현역 정치인, 기업인, 문인, 연예인 등을 실명 그대로 등장시키고 속물 근성을 폭로해 2005년 발간 즉시 현지에서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경력이 있다. 로맨틱>
세상을 조롱하고 쾌락에 탐닉하던 그가 때로 내비치는 통찰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미국에 필요한 것은 의심이다. 그것은 승자 국가들이 갖는 커다란 결점이다.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늘 이기는 게임을 해 왔고, 매일 저녁 죄책감 없이 승리를 축하한다.(중략)나는 MTV 채널에 대한 테러를 선동하고 싶다.’(193쪽)
풍자도, 야유도 루슈디의 성에는 안 찼다. 2001년 발표한 장편 소설 <분노> 는 대학 사상사 교수의 행적을 통해 현대인의 불안한 내면을 그려보인다. 분노>
자신이 출연한 철학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형들이 저속한 상징으로 오용되는 현실에 분노한 그는 뉴욕으로 거처를 옮겨 보지만, 상황은 악화일로다. 미국 사회에 만연한 물질 만능 주의를 노골적으로 그린 이 작품은 실제로 루슈디가 뉴욕에서 보낸 1년에 근거 하고 있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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