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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 서양 문명 비판한 두 소설 '로맨틱 에고이스트'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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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 서양 문명 비판한 두 소설 '로맨틱 에고이스트' '분노'

입력
2007.03.0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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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독하므로 세속적 일상을 짓밟는다분노로 인해 나는 떠돈다…

*로맨틱 에고이스트 / 프레데리크 베그베데 지음ㆍ한용택 옮김 / 문학사상사 발행ㆍ371쪽ㆍ1만원

*분노 / 살만 루슈디 지음ㆍ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발행ㆍ555쪽ㆍ1만4,000원

짜여진 질서란 깨부수기 위해 존재한다. 프랑스의 인기 작가 프레데리크 베그베데와, 1988년 이슬람교에 대한 공격으로 이란으로부터 사형 선고까지 받은 영국 시인 살만 루슈디가 각각 <로맨틱 에고이스트> 와 <분노> 를 발표했다.

<로맨틱 에고이스트> 는 독신남의 일기다. 기성 질서는 여기서 깡그리 전복된다. 고독을 극복하려 섹스에 탐닉하지만, 세상 일이란 결국 조롱의 대상일 뿐인 남자의 일상이 마치 한 편의 수상록처럼 그려져 있다. 이 소설은 특히 프랑스의 현역 정치인, 기업인, 문인, 연예인 등을 실명 그대로 등장시키고 속물 근성을 폭로해 2005년 발간 즉시 현지에서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경력이 있다.

세상을 조롱하고 쾌락에 탐닉하던 그가 때로 내비치는 통찰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미국에 필요한 것은 의심이다. 그것은 승자 국가들이 갖는 커다란 결점이다.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늘 이기는 게임을 해 왔고, 매일 저녁 죄책감 없이 승리를 축하한다.(중략)나는 MTV 채널에 대한 테러를 선동하고 싶다.’(193쪽)

풍자도, 야유도 루슈디의 성에는 안 찼다. 2001년 발표한 장편 소설 <분노> 는 대학 사상사 교수의 행적을 통해 현대인의 불안한 내면을 그려보인다.

자신이 출연한 철학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형들이 저속한 상징으로 오용되는 현실에 분노한 그는 뉴욕으로 거처를 옮겨 보지만, 상황은 악화일로다. 미국 사회에 만연한 물질 만능 주의를 노골적으로 그린 이 작품은 실제로 루슈디가 뉴욕에서 보낸 1년에 근거 하고 있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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