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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 "생활가전 개도국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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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 "생활가전 개도국 이전"

입력
2007.03.0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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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R&D·마케팅 집중 생산시설 해외재배치 전망

이건희 삼성 회장이 9일 생활가전 부문에 대해 "한국에서는 할 만한 사업이 아니다"고 지적한 것을 두고 '만성적자인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에 일대 구조조정의 칼날이 가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수익성이 낮은 생활가전 일부를 접고 다른 주력 업종에 역량을 집중하는 게 아니냐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우선 국내에 남은 유일한 삼성전자 생활가전 생산 공장인 광주 공장의 존폐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년 전부터 대다수 생활가전은 중국 태국 말레이지아 멕시코 인도 등 해외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광주 공장에서는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격대가 높은 품목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이참에 광주 공장까지 포기하고 모든 생활가전 생산 기지를 동남아 등 해외로 돌릴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인건비가 해외 공장에 비해 높아 생산 효율성이 떨어지고, 관세 등의 무역장벽을 피하기 위해서도 현지 생산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측은 이 회장의 이번 언급이 생활가전 포기나 광주공장 폐쇄를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항변한다. 무엇보다 생활가전의 내수 분야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광주 공장도 폐쇄보다는 고부가가치나 수익성 위주의 생산기지로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 광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가전 제품 중 수출용의 비율은 52% 정도인데 이 비율을 점차 낮추고, 수익성이 낮은 제품은 동남아 등 해외 공장으로 옮기거나 현지 제조업체를 통해 주문자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방안이 더 유력하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언급은 가격 경쟁력 및 수익성 제고를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 하겠다는 의미"라며 "외국의 나이키처럼 본사는 연구개발(R&D), 마케팅 등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배치하고 생산기지는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해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초 사장단 인사에서 생활가전총괄을 사장급에서 부사장급이 관할하는 가전사업부로 격하시켰다.

이에 따라 당장 생활가전 포기나 광주 공장 폐쇄 조치까지는 아닐지라도 생활가전 부문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은 조금씩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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