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상스·드보르자크 곡 등 담아
첼리스트 장한나(25)가 봄처럼 하늘거리는 드레스를 입었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그리말디 지아르디나가 만든 화려한 레이스 드레스 사이로 하얀 어깨가 드러난다. 굵게 웨이브진 머리카락, 살짝 머금은 미소와 핑크 빛 볼 터치까지.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지난 5년간 프로코피예프, 쇼스타코비치의 어둡고 심각한 음악에 매달리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는 장한나가 ‘낭만’에서 쉴 곳을 찾았다. 최근 발매된 그의 여섯번째 앨범 타이틀은 <로망스> (EMI). 랄로의 첼로 협주곡을 비롯해 차이코프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 , 생상스의 <알레그로 아파시오나타> , 글라주노프의 <멜로디> , 드보르자크의 <론도> 등 19세기 후기 낭만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했다. 론도> 멜로디> 알레그로> 안단테> 로망스>
한국판에는 특별히 드라마 <옥이 이모> 의 삽입곡으로 친숙한 오펜바흐의 소품 <재클린의 눈물> 을 보탰다. 최근 두 장의 앨범을 함께 작업한 지휘자 안토니오 파파노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고,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했다. 재클린의> 옥이>
EMI는 이번 음반에 ‘7년 만의 어렵지 않은 앨범’이라는 홍보 문구를 달았다. 그만큼 지금까지 장한나는 거칠고 험한 길을 달려왔다. 하지만 이런 힘든 여정은 그를 귀여운 신동에서 진지한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2003년 발표한 프로코피예프 음반은 그라모폰, 칸, 에코 클래식 음반상을 휩쓸었고,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1번을 담은 2005년 음반은 초연자이자 그의 스승인 로스트로포비치를 능가했다는 평을 들었다. 그라모폰은 지난해 이 앨범을 들어 장한나를 ‘내일의 클래식 슈퍼스타 20인’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어려운 공부를 하고 난 뒤 좀 재미있는 공부를 하고 싶었다는 그는 이번 앨범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한다. “19세기 낭만 시대는 모든 것이 컬러풀하고 아름다웠던 시기 였죠. 저는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낭만 작품들을 원곡 그대로 연주하길 원했어요. 낭만 작품 중에서도 보석처럼 아름다운 곡들만을 골라 담았습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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