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 회장이 13년째 세계 최고부자의 자리를 지켰다. 한국에서는 이건희(314위)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432위) 현대ㆍ기아차 회장 등 모두 10명이 세계 부자 명단에 올랐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이 새로 진입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8일 ‘세계 억만장자’를 분석한 결과, 게이츠 회장이 자산규모 560억달러(52조9,000억원)로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와함께 카자흐스탄 광산회사인 카작무스의 차용규 전 사장(754위)이 고려인 3세로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블라디미르 김 회장(142위)과 함께 명단에 올라 재벌기업인이 아닌 한국인으로는 최고 부자로 떠올랐다. 재일동포이지만 일본인으로 등재된 일본 소프트 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129위로 일본 최고부자를 기록했다.
삼성물산 알마타지점장을 지낸 차용규(49) 전 사장은 카작무스의 주식 15.6%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카작무스는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카자흐스탄의 대표적인 원자재 관련 업체로 회사 시가총액이 100억달러를 넘는다. 현재 영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차 전 사장은 지난해 선데이 타임스 영국 부자 순위에서 영국여왕(192위)보다 휠씬 높은 68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그는 현재 한국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이 520억달러로 2위를 유지했고,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 헬루(490억달러)와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 창업자 잉그바르 캄프라드(330억달러), 인도 미탈그룹의 락스미 미탈(320억달러) 회장 등이 5위권에 포함됐다.
지난해 10위의 리카싱(李嘉誠) 홍콩 청쿵그룹 회장은 230억달러로 한단계 오른 9위를 차지, 아시아 최고 부자로 선정됐다.
한국에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 모두 10명이 10억달러 이상을 보유한 최고 부자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해 처음으로 100위권 이내인 82위에 올랐던 이 회장은 아들인 이재용 상무 등 가족과 분리되면서 29억달러로, 올해에는 314위로 떨어졌다. 이 상무의 자산 규모는 17억달러로,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과 함께 583위였다.
올해 조사에 나타난 세계 억만장자의 특징은 전체적으로 숫자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가운데 나이가 젊어지고 러시아ㆍ인도 부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올해 세계 억만장자 명단에 오른 부자는 946명으로 지난 해(793명)보다 19% 늘어났고 전체 순자산액도 3조5,000억달러로 35%나 불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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