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한끼 160원 지원… 일반 학교의 절반 수준
충남 천안시가 장애학생들이 밥을 적게 먹는다는 이유로 급식비 지원을 일반 학생들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해 물의를 빚고 있다.
천안시는 최근 ‘2007 학교급식지원심의회’를 열고 관내 205개 유치원, 초ㆍ중ㆍ고교 학생 10만5,097명에게 36억2,700여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학교급식 지원안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심의위는 학생 300명 미만의 일반 초등학교 학생 1인당 한끼 급식비를 지난해 167원에서 305원으로 대폭 올렸다. 중학교도 208원에서 305원으로 인상했다. 반면, 인애학교(301명)와 나사렛 새꿈학교(45명) 등 장애인 특수학교 2곳의 경우 학생들의 식사량이 적다는 이유로 1인당 한끼 지원액을 작년과 동일한 160원으로 책정했다. 장애학교의 급식비 지원액은 일반 초ㆍ중학교의 55%에 불과하다.
심의위에 참석했던 장기수 천안시의원은 “‘특수학교 지원 금액이 일반학교와 비교해 적은 수준이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약한 만큼 추가지원 등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일부 심의위원들이 ‘장애아동의 식사량이 적으니 교육청의 의견에 따르자’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수학교 학부모 임모(40·여)씨는 “심의위원들이 장애아동 학부모였다면 ‘장애인이라 덜 먹는다’는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며 “특수학교에 대해 지원을 더해주진 못할망정 차별을 두는 것에 서글픔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인애학교 관계자는 “특수학교 학생들이 오히려 식사에 대한 집착이 많은 편인데도 일반 학생보다 적게 먹는다며 급식비를 차등 지원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장애학생의 식사량이 적다는 말은 실언이었고, 충남도의 급식비 지원 기준지침에 따라 특수학교 지원액을 산정한 것”이라며 “2학기에는 특수학교와 일반학교 급식비가 형평성을 유지하도록 충남도에 관련 지침 변경을 요청하고 예산 추가확보 등의 노력도 기울이겠다”고 해명했다.
천안=이준호 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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