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꿈이 세계를 만든다 /박이문 지음
■"동서 세계관의 대화로 문명의 위기 극복"
철학자, 시인, 불문학자인 저자가 세계관, 생태학적 합리성, 문화 다원주의 등에 대해 쓴 에세이를 묶었다.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것은 겸허하고 스스로에게 진실해야 함을 주장하는 ‘휴머니스트적 세계관’. 욕망 추구에 궁극적 가치를 두는 서양적 삶의 태도가 가져온 문명의 위기는 동양의 자연 중심적 세계관, 즉 생태학적 합리성과의 만남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두 세계관은 결코 대립적이지 않으며, 서구적 이성이 성취한 가치들을 동양의 생태학적 가치 속에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웅진 문학에디션 뿔ㆍ344쪽ㆍ1만3,000원
▲ 지금 조선의 시를 쓰라 / 박지원 지음
■연암 박지원의 소설·산문·시 100편 묶어
김명호 성균관대 교수가 연암의 대표작 100편을 골라 실었다. 소설 10편, 산문 75편, 시 15수로 연암 문학 선집 가운데 가장 많이 수록했다.
일반 독자를 위해 문학적이고 대중적으로 번역했다. 연암 작품은 어느 것 하나도 빼기 아까운 명문이어서 선정에 무척 고심했다는 저자는 사상성보다는 문예성, 역사성보다는 현대성에 치중했으며 인생의 보편적 주제를 다룬 것을 우선시했다고 밝혔다. <연암집> 외에 <열하일기> 에서도 <호질> <허생전> 등 6편을 추가했다. 뒷부분에 실린 ‘박지원의 삶과 문학’이 작품 이해를 돕는다. 돌베개ㆍ554쪽ㆍ1만8,000원 허생전> 호질> 열하일기> 연암집>
▲ 천일의 앤 불린 필리파 그레고리 지음
■영국 왕 헨리 8세와 시녀 앤 불린의 사랑
16세기 영국의 왕 헨리 8세와 시녀 앤 불린의 사랑은 뉴욕 타임스가 지난 1,000년 동안의 스캔들 중 최대의 것으로 뽑은, 히대의 사건이다. 권력에 눈 먼 싸움, 금기를 깬 사랑, 가문의 영예를 위해 재물이 된 세 남매의 운명과 혈육마저 파멸로 모는 어느 가문의 흥망사이다. 앤이라는 시녀가 권력의 정점에 오른 뒤 사라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그 시간이 꼭 1,000일이었다. 책은 단순한 궁중 로맨스를 뛰어 넘는다. 사건을 원형대로 재구성하기 위해 수십 명의 등장 인물을 동원한다. 허윤 옮김. 현대문화센터ㆍ전2권 각권 472쪽ㆍ각권 1만5,000원
▲ 삼국지 / 진수 지음
■허구의 장면 쏙 빠진 기전체 역사 서술책
3세기 중국의 역사가 진수의 <삼국지> 가 다시 번역됐다. 기전체 역사 서술에 철저한 이 책은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를 무색케 한다. 책에 따르면 소설의 명장면들은 거의 허구다. 원말 명초 한족이 몽골족에 지배되는 것을 비통해 한 나관중이 한나라를 이상으로 해 가상의 이야기를 동원했다는 것이다. 삼국지>
허구를 위한 찢어발김이 없는 이 책에는 아기자기한 맛 대신 정본의 위엄이 있다. 중국이 동북공정이라는 이름으로 고대사를 왜곡하고 있는 이 즈음, 새로운 정사의 발간은 더욱 뜻 깊다는 지적이다. 김원중 옮김. 민음사ㆍ전4권 473~781쪽ㆍ2만~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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