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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캠프 절박한 '실탄' 조달 어떻게…주식투자가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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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캠프 절박한 '실탄' 조달 어떻게…주식투자가 돌파구?

입력
2007.03.0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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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들에 은밀하게 타진… "수십억 두달새 3~5배 불리기도"

주식시장은 대선자금의 옹달샘?

최근 각 대선주자 캠프가 자금조달을 위해 주식투자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얘기가 심상치 않게 나돌고 있다.

여의도 펀드 매니저들에게 자금을 불려 줄 수 있겠느냐는 문의와 함께 익명의 뭉치 돈이 유입되고 있는데, 상당수가 대선 캠프에 관여하는 인사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전언이다.

국회 의사당이 있는 서(西) 여의도 대선쟁투의 여파가 동(東) 여의도의 증권가에까지 미치는 형국이다.

실제로 여의도의 유력 사설 펀드매니저는 9일 “모 대선후보 캠프측 고위 관계자가 당내경선 준비자금이 필요한데 돈을 확실하게 튀겨줄 수 있냐는 문의를 해왔다”고 귀띔했다.

그는 “어느 캠프 사림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이름이 상당히 알려진 인사여서 놀랐다”며 “대선이 치러지는 해에는 대선주자 측근을 사칭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엔 진짜 실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펀드매니저는 “캠프측의 의사타진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수 십억원의 투자금을 긴급 조달해 보름에서 두 달 이내 수 백억원 대로 불린 뒤 빠져나가는 방식을 상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10배 부풀리기가 어렵지 않지만, 금융당국의 조사를 피하기 위해 3~5배 정도 수준에서 빠져 나간다”고 덧붙였다.

대선주자 캠프측은 명동 사채시장을 수소문해 ‘용한’ 사설 펀드매니저를 소개 받은 뒤 접촉을 시도하는데 일부 ‘고수’는 상대의 신원이 확인될 때까지 “나 그런 일 안 한다”고 오리발을 내밀기도 한다.

대선캠프가 주식시장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짧은 시간에 거액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사실상 주식시장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업에 손을 벌리는 것은 원천 봉쇄돼 있고, 대선주자 후원회도 허용돼 있지 않아 자금수요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고건 전 총리측은 결국 자금 문제 때문에 절망했고,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할 많은 대선주자 진영도 실탄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는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한 작전세력도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 종목에 어느 대선주자측이 투자했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려 주가를 올린 뒤 차익을 챙기는 식이다. 때문에 개미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얼마 전 국제적인 주식폭락에도 연일 상한가를 쳤던 S사가 대선 관련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회사가 토목공사를 하고, 수중 공사업 면허를 갖고 있는 까닭이다. 물론 작전세력이 개입했다거나, 정치권 인사가 투자했다는 증거는 없다.

정치 분석가들은 “대선주자 캠프가 단기 차익을 노리고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면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며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이로 인한 불법 또는 도덕성 시비에 휘말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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