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리비 전 미 부통령 비서실장이 중앙정보국(CIA) 요원 신분누설 사건인 ‘리크 게이트’재판 1심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지 하룻만인 7일 일찌감치 그에 대한 사면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그를 사면해야 한다는 주장은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포스트, 내셔널리뷰, 위클리스탠더드 등 보수 언론들이 앞장서 내놓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신보수주의(네오콘) 세력의 ‘탁월한 일꾼’이었던 리비가 감옥에 가도록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데서 출발한다. 리비가 결국 체니 부통령, 나아가 부시 대통령을 위해 대신 총대를 멘 것 뿐이라는 생각들이 퍼져 있기 때문에 사면설에는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리비 사면설을 추궁하는 거듭된 질문에 시달리게 되자 “고위층에서 그러한 논의를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논란확산의 차단을 시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부시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할지 여부 자체에 대해선 명확히 배제하지도 않고, 인정하지도 않는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민주당측에서는 ‘리크 게이트’로 리비가 유일하게 기소됐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리비를 사면함으로써 사건을 조기 봉합해버릴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보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리비의 범죄적 행동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며 강한 반감을 표출하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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