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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건강 - 행복한 노부대비 '폐경기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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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건강 - 행복한 노부대비 '폐경기 관리'

입력
2007.03.0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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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기려니… 하는 방심이 중증질환 키운다

55세의 전업주부 강정주(가명)씨. 1년 전부터 월경이 끊겨 폐경기에 접어든 강씨는 최근 들어 심상치 않은 신체증상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갑작스럽게 타오르는 듯이 얼굴에 열이 오르는가 하면 땀이 많아지고 불면증으로 밤을 꼬박 새우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 그렇다고 특별한 질환이 발병한 것은 아니어서 병원을 찾지 않던 강씨는 남편의 권유로 방문한 산부인과에서 “폐경기 증상이 심해 호르몬 제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폐경기 여성 60%이상 안면홍조 등 경험- 증상

폐경(閉經ㆍmenopause)은 여성에게 어떤 의미일까. 태어날 때부터 지녀 왔던 난자들이 모두 소진되어 배란이 멈추면서 시작되는 폐경은 긍정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우선 출산이라는 무거운 짐을 덜어놓는 것을 뜻한다. 이와 함께 길게는 40여년 동안 감내해야 했던 생리 혈의 불편에서 벗어났다는 해방의 의미도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면도 크다. 난소 기능이 쇠퇴하면서 생식 능력 뿐 아니라 각종 신체기능이 저하된다. 산부인과에서는 이러한 신체기능 저하를 통틀어 폐경기 증상이라 진단하고 치료를 해야 하는 질환으로 여긴다.

아시아 태평양 폐경학회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매년 2,500만 명의 여성들이 폐경기를 겪고 있고 이중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60% 정도가 심각한 신체기능 저하로 고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폐경기 증상으로는 안면홍조와 갑작스러운 땀, 골밀도 저하, 질 건조증 등이 있다. 이들 증상은 폐경에 접어들면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 특히 생식능력과 가장 유관한 에스트로디올의 분비량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나타난다.

사실 폐경기 증상은 갑자기 여성의 목숨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지만 성생활을 힘들게 하고 대인관계 유지를 어렵게 만드는 등 ‘삶의 질’에 영향을 끼쳐 치료해야 할 ‘병’으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여성 호르몬의 감소는 동맥경화, 심혈관질환, 골다공증의 발병률도 끌어 올리기 때문에 중증질환 예방 차원에서라도 방치해서는 안될 질환이기도 하다.

영동 세브란스 병원 산부인과 이병석 교수는 “호르몬 분비량 변화로 생기는 각종 증상이 일차적으로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하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폐경기 증상과 중증질환과의 연관성” 이라며 “에스트로겐은 동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폐경기 여성은 젊었을 때보다 심혈관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며 골밀도가 떨어져 골다공증으로 연결 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히 폐경기 증상을 참고 견디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약에 의존보다는 건강한 생활유지- 치료

에스트로겐은 여성에겐 축복의 호르몬이다. 골밀도를 유지해주고 콜라겐 형성을 도와 피부노화를 막아주며 동맥혈관을 확장 시켜주고 심장을 보호해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호르몬이 줄면 그만큼 성인병의 위험이 커진다.

주요 국가의 50대 이상 여성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은 단연 심혈관 질환이다. 이러한 현상이 에스트로겐의 상실과 무관하지 않다는데 전문의들은 대체로 동의한다.(상관관계를 정확하게 입증하는 연구는 아직 없음.)

대만 타이페이 의과대학 산부인과 밍 쉬 교수는 “폐경은 고혈압과 심혈관질환의 발생 빈도를 크게 끌어 올리며 만일 호르몬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이후 심장마비와 신장기능 이상과 같은 중증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폐경기 증상치료는 주로 에스트로겐 등 여성 호르몬으로 만들어진 약 제제 투여로 이뤄진다. 진단은 산부인과에서 받을 수 있다. 처방되는 약제로는 쉐링의 안젤리카, 오가논의 리비알, 노보노르디스크의 액티벨 등이 있으며 호르몬 치료는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한달 약값과 처방료가 1만원 선으로 저렴하다.

비록 호르몬 치료 비용이 싸지만 모든 폐경기 여성에게 처방 되지는 않는다. 안면홍조와 불면증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거나 골밀도의 변화가 급격하다고 판단될 때에만 환자에게 치료가 권장된다. 건강한 폐경기 관리는 사실 약제보다는 생활습관 개선에서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호르몬제제는 폐경기 증상이 거의 끝나는 60세 이후 노년층에는 오히려 중증질환 위험도를 더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처방하지 않는다.

이병석 교수는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함께 길어진 폐경이후 인생을 건강하게 살기 위해선 폐경기 증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며 “하지만 약에 너무 의존하는 것보다 금연, 금주와 함께 식이요법, 적절한 운동으로 중증질환 발병 가능성을 떨어뜨려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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