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심플·색상은 톡톡 '필드의 패션바람'
골프웨어의 아성은 높고 견고했다. 2003년 봄 이후 아웃도어 캐주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시장을 위협받았던 골프웨어가 2세대 골프웨어를 중심으로 다시 호황을 맞고있다.
패션 트렌드에 민감하고, 레저 활동에서도 TPO개념(Time, Place & Occasionㆍ때와 장소, 경우에 맞춰 옷차림을 달리하는 것) 에 입각한 의복 갖추기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젊은 골프 인구가 대폭 늘어난 덕이다. 본격적인 티오프 시즌을 맞아 더 젊고 당당해진 골프웨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골프웨어 시장, 위축은 없다
휠라골프 기획팀 전용진 팀장은 “한동안 아웃도어 열풍에 밀려 위축됐던 골프시장이 최근 들어 2세대 브랜드를 중심으로 다시 호황을 맞고 있다”고 전한다. 연간 1조 2,000억원에 이르는 시장 전체 규모는 정체 상태이지만, 일반의 예상과 달리 심각한 시장 위축은 없고, 젊은 층을 겨냥한 골프웨어 브랜드들은 오히려 호황세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골프웨어에서 1세대와 2세대를 가르는 것은 2000년이 기점이다. 그 이전에 출시된 잭 니클라우스나 아놀드 파마, 슈페리어, 닥스골프 등 1세대 골프웨어는 전체 매출의 70%는 골프용이라기 보다 캐주얼로 입혀졌다. 골프를 친다는 것이 높은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을 상징하던 시대, 골프웨어를 입는다는 것은 ‘선망’이었다. 자연 중산층 남녀가 간편한 외출복으로 선호하는 복종이 골프웨어였다.
2세대 골프웨어는 주로 2000년대 이후 출시된 빈폴골프 휠라골프 엘로드 르꼬끄스포르티브골프 등의 브랜드를 지칭한다. 1세대와의 가장 큰 차별점은 매출의 70%가 실제로 골프를 치는 고객에게 팔린다는 것. 일반 캐주얼로 입기 위해 골프웨어를 구입하는 비율은 30%에 불과하다.
전용진 팀장은 “TPO개념이 확고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등산할 때는 등산복을, 골프 칠 때는 골프웨어를 차려 입는 사람들이 많다. 값비싼 골프웨어를 캐주얼로 입는 비정상적인 시장상황이 정상화되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 골프웨어 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디자인은 간결, 색상은 강렬, 기능은 업(up)!
올해 골프웨어는 미니멀리즘 패션의 요소들이 다양하게 들어간 제품들이 인기다.
빈폴골프 디자인실 박은경 실장은 “골프가 비즈니스 개념이 아니라 건강과 여가를 위한 즐기는 스포츠로 부각되면서 30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올랐다”며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 답게 골프웨어도 간결한 디자인에 강렬한 색상으로 모던 스포츠룩을 추구하는 추세”라고 말한다.
강렬하고 세련된 이미지의 검정과 흰색의 배합은 빈폴골프를 비롯 엘로드, PGA투어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내놓고 있는 유행 코드다. 얼굴색에 관계없이 누구나 깨끗하게 잘 어울리고 젊고 명쾌해 보이는 것이 장점. 일상복으로 활용해도 무난하다는 겸용성이 돋보인다.
80년대의 활기찬 분위기를 되살리는 빨강과 파랑, 노랑 등 밝고 강렬한 색상은 단색조의 미니멀리즘에 경쾌한 포인트 역할을 한다. 휠라 골프 디자인실 김승희 실장은 “화사한 원색에 줄무늬를 다양하게 섞어서 활동적이고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도 인기 코디법”이라고 말한다.
기능성도 크게 업그레이드 됐다. 햇볕을 차단할 수 있는 UV가공 소재는 기본중의 기본. 소재의 경량화와 운동시의 활동성 강조를 위해 고기능성 소재를 대거 사용하거나 이색 소재를 패치워크한 제품들도 많이 나왔다.
PGA투어는 입었을 때 쾌적성을 높여주는 비타민C 섬유 가공 소재의 티셔츠, 흡습속건 기능이 탁월한 단백질 코팅 처리 재킷과 바지 등을 출시했다. 엘로드는 서로 다른 소재를 패치워크해 세련미를 강조하면서 활동성을 높인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그린위에도 '쉰세대' '신세대' 있다
최신 패션으로 무장했다고 해서 다 그린 위의 패션모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골프장에서 ‘쉰세대’와 ‘신세대’를 알아보는 법은 간단하다. 체크나 민무늬 바지에 메시 티셔츠, 그 위에 니트조끼 차림이라면 쉰세대다. 니트 조끼가 V넥크 라인이라면 더더욱 쉰세대에 속한다.
반면 신세대는 니트 조끼를 입지않고 티셔츠 하나만 입는다. 셔츠 밑단에 시보레가 달린 형태라면 조끼를 입은 것처럼 단정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우븐으로 된 바람막이를 선호하는 것도 신세대다.
김승희 실장은 “필드에 나갈 때 상의와 하의, 액세서리 까지 화려한 색상과 디자인을 세트처럼 입는 경우가 있는 데 촌스러워 보인다”며 “상의나 하의 중 한가지 아이템만 강조하는 원포인트(one-point) 코디를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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