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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상영 부부의 맛 이야기] 화이트데이 초간단 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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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상영 부부의 맛 이야기] 화이트데이 초간단 케이크

입력
2007.03.08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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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위한 특별 케이크… 남성들이여 당신도 할 수 있다

*남자들이여 깨어나라!

얼마 후면 화이트데이가 온다. 남녀간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는 이벤트! 남자들도 요즘은 사랑하는 이를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많이 준비한다고 한다. 이렇게 말을 하지만 기억을 되짚어보니 사탕이나 초콜릿을 만들지 않고 그냥 선물로 대신한 기억이 글 쓰는 손을 부끄럽게 한다.

사람들은 “그래도 요리사인데 그녀의 마음을 연애할 때처럼 설레게 한 ‘뭔가 특별한 요리’가 없냐”고 물어온다. 판에 박힌 변명이긴 하지만 매일매일 창조적인 일을 하다 보니 막상 하려고 하면 귀찮아져서 그냥 선물로 대신한다고 솔직히 말한다. 그러나 올해만큼은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더구나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남자들이 요리나 집안일을 도와주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닌 지금, 셔츠 소매를 걷어붙이고 주방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선물을 만드는 노력은 그녀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기 충분할 것이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나름 이유가 있다.

잡지에 4년째 요리를 소개하고 있는데 남자가 하는 요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그것이다. 특히나 남성들을 주 독자로 하는 잡지에서 요리코너는 1년에 몇 번 있을까 말까 하는 연례 행사에 가깝다. 남성들은 원래 요리에 관심이 없고 할 줄도 모르게 하는 특수한 호르몬이 나오는 것일까.

사랑이라는 것은 희생이 따른다고 누군가 속삭인다. 달콤한 것에는 항상 눈에 안 보이는 희생이 존재한다. 노력의 흔적은 항상 희미하기 때문에 결과만을 중시하는 이 시대에 노력과 희생은 자기와의 싸움이라는 ‘본전생각’이 나게 한다. 이제 이런 생각을 깨보자. 서로가 희생하며 키워 나가는 사랑이야 말로 오랜 사랑으로 싹틀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나 하는 생각, 실패 아니면 맛. 그것도 아니면 재료 구하기 힘들어 일생에 한 번도 요리한 적이 없는데 뭐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도 막막할 것이고, 처음에는 이것저것 요리에 필요한 재료며 기구들을 사느라 상당히 난감할 것이다. 하지만 차근차근 하다 보면 길이 보이듯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러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정말 쉬운 요리를 해야 한다. 별다른 과정 없이 쉬운 요리를 해야 하지만 대부분 요리책들이 여성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솔직히 밖에 나가 그런 요리책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면 정녕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노력이 흔적조차도 만들기 힘든다는 것인가. ‘힘들다’는 푸념만 늘어놓지 말고 도전해보자.

보통 남성들이라면 컴맹은 별로 없으리라 생각한다. 이 말은 즉 기계치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여성분들은 기계치가 조금 있는 편이다. 물론 내 주변 인물들이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기계에 대한 두려움은 조금씩 있기 마련이다.

요즘은 가정에서 주부들이 요리를 많이 하기 때문에 가스오븐, 전자레인지, 믹서기, 녹즙기, 핸드 블렌더(일명 도깨비방망이) 정도는 대부분 소지하고 있다. 뭐에 사용하는 기계인지 구분할 수 있다면 절반은 성공.

오늘 주로 사용할 기계는 전자레인지이다. 이 기계는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한 간단명료한 제품으로 간단히 설명해서 가스오븐이 간접 온도로 음식을 익힌다면 전자레인지는 음식에 들어있는 수분을 데워 속부터 익히는 조리기구다. 그러면 오늘 요리는 어느 정도 이해가 오지 않았을까. 그렇다. 컴맹이 적은 우리나라 남성들이라면 벌써 ‘옳거니’ 하고 무릎을 쳤을 것이다.

오늘 요리는 바로 화이트데이특집 스위트 고구마 케이크, 화이트 초코 케이크이다. 아니 어떻게 케이크를 이렇게 간단하게 만든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솔직히 전자레인지를 이해한다면 그렇게 어려운 요리가 아니다. 오늘 요리재료도 구하기 쉬운, 일반슈퍼에서도 파는 재료로 준비했다.

아마도 이 칼럼을 보신 분들은 거의가 성공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단 사용하는 전자레인지 뒤편이나 옆쪽에 보면 정격 와트(W)는 확인하고 시작하자.

우리나라는 보통 700~1,000W 정도 나오는 전자레인지가 많다. 일반 전자레인지는 700W고, 그 이상인 것은 대부분 오븐레인지까지 겸하는 것이다. 오늘 요리의 기준은 편의점에서 많이 사용하고 집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700W로 사용하려 한다.

멋이 없다고 하더라고 노력과 희생의 대가는 항상 사랑하는 이를 감동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물론 선물로도 그러한 것들을 충분히 만들 수 있겠지만 힘들게 만드는 요리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값진 승리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남이 보면 너무 쉽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

주변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오로지 사랑을 위해 집중해야 한다. 남성들이여 요리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멋들어진 결과물 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해봤으면 한다. 오늘 저녁, 비록 간단한 요리이지만 하나하나 천천히, 사랑하는 이를 생각하며 달콤한 케이크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남자들의 초간단 케이크' 조리법

스위트 고구마케이크(조리시간6분)

재료: 호박고구마 1개(150g 정도), 일반 우유 50cc, 가염 버터 1큰술, 화이트 초콜릿 100g

1. 고구마 다져서 익히기

호박고구마는 껍질을 벗긴 후 곱게 다져 전자레인지용 내열 용기에 넣고 랩을 씌운 채로 3~5분 돌려 충분히 익힌다.

2. 고구마 으깨고 섞기

익힌 고구마를 포크나 주걱으로 으깬 후 뜨거울 때 버터를 넣고 잘 섞는다. 버터가 안 보일 정도가 되면 우유를 넣고 다시 부드럽게 섞어 냉동실에 식힌다.

3. 초콜릿 중탕하여 녹이기

냄비에 물을 붓고 팔팔 끓으면 불을 끄고 내열 용기를 위에 올린다. 내열용기에 화이트초콜릿을 넣고 중탕으로 녹여낸다.

4. 모양내기

고구마를 식힌 후 틀을 이용해서 꾹꾹 눌러 담아 모양을 잡는다. 틀에서 뺀 다음 녹인 초콜릿을 올려 식혀내면 완성.

Cooking Tip

고구마를 다질 때 크기가 너무 크면 전자레인지 조리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곱게 다져 놓는 것이 좋다. 화이트 초콜릿은 시중에서 흔히 판매하는 것으로 사용하면 된다.

◆화이트 러브 초코케이크(조리시간1분)

재료: 달걀 1개, 설탕 3큰술, 박력분 3큰술, 화이트 초콜릿 1조각(5g), 생크림 1컵(200cc), 설탕 2큰술, 딸기1~2개, 지퍼락 용기(직경14cm) 1개, 젓가락 2개

1. 달걀, 설탕 넣어 휘핑하기

둥근 냄비에 뜨거운 물을 넣고(정수기 물도 무방하다), 그 위에 다시 작은 냄비를 넣어 달걀, 설탕을 넣고 거품기로(핸드블랜더를 이용하면 편하다) 약 1분간 젓는다. 4배 정도 부풀어 오르면 뜨거운 물에서 건져내 다시 1분간 젓는다.

2. 박력분 넣기

박력분은 2회 정도로 나누어 넣고 거품기로 다시 저어 걸쭉하게 만든다.

3. 용기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넣기

준비한 지퍼락 용기에 재료를 넣고 10cm 높이에서 1~2회 정도로 떨어뜨려 속에 있는 공기를 제거하고 위에 화이트 초콜릿 조각을 넣고 뚜껑을 닫는다. 전자레인지 턴테이블에 젓가락을 2개 나란히 놓고 그 위에 용기를 올린 채로 700W 기준으로 1분간 돌린다.

4. 용기에서 빼내어 식히기

다 되면 꺼내 역시 높은 곳에서 떨어뜨린 다음 나무젓가락으로 주변을 만지면서 꺼내고 열기를 제거해 다시 덮어 냉동실에서 식혀낸다.

5. 생크림 휘핑하기

믹서기나 핸드브랜더에 생크림과 설탕을 넣고 딱딱할 정도까지 휘핑한다.

6. 장식하기

냉동실에 넣었던 빵을 꺼내 둥글게 다듬고 휘핑한 생크림을 바른 뒤 위에 딸기로 장식한다.

Cooking Tip

만일 설정 시간 내에 뚜껑이 반 정도 열리면 전자레인지에서 꺼낸다. 지퍼락 뚜껑을 너무 깊이 닫으면 실패할 수도 있으니 적당히 닫는 것이 좋다. 위 조리법은 700W 기준으로 했지만 그 이상일 때는 30%식 가감해 시간을 설정하면 된다.

김노다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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