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있는 우리은행 체육관. 오전 11시를 넘자 어린 여학생들의 조잘거리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우리은행이 2년째 기획하고 있는 ‘타미카 캐칭의 농구 교실’이 열리는 날이었다.
캐칭(28)의 인기와 농구 열기는 예상보다 뜨거웠다. 캐칭의 모습을 담기 위해 10여곳의 언론사에서 한적한 동네를 찾았고, 우리은행의 박명수 감독은 체육관 정문에서 직접 이날 유니폼인 티셔츠를 나눠주며 분주하게 참가 학생들을 맞았다.
캐칭도 이날만큼은 무시무시한 ‘우승 청부사’가 아닌 부드러운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캐칭의 가장 큰 관심사가 어린이들의 농구 지도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와 한국리그, 러시아리그에서 1년 내내 ‘일’을 하고 있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어린이 대상 농구캠프에 참여하는 것을 빼놓지 않는다.
이쯤되다보니 학생들보다 더 들뜬 표정으로 체육관에 나타난 캐칭은 “재미있게 하자”고 큰 소리로 외친 뒤 다양한 농구 기술을 영어로 설명했다. 몸풀기에 이어 학생들에게 드리블과 슈팅, 패스 등 현란한 기술을 선보이자 TV에서만 캐칭을 보던 학생들은 넋이 나간 모습으로 감탄했다. 캐칭은 “어린이들과 농구를 하는 것이 최고의 낙이다. 이런 기회를 통해 세계 최고의 선수를 발굴할 수도 있다”며 뿌듯해했다.
농구교실에 참가한 선수들은 춘천여고를 비롯해 여고 6개팀, 여중 3개팀, 초등학교 3개팀 등 총 12개팀의 114명. 캐칭의 슈팅전담 코치로 지난 5일 입국한 마빈 하비 코치, 우리은행 전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안재환 사무국장과 김정현 홍보실장 등 우리은행 가족 모두가 동참해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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