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치아관리 '칫솔 사각지대' 꼼꼼히 치카치카
살면서 즐거움을 찾자면 먹는 즐거움이 단연 으뜸이다. 하지만 치아가 부실하다면 산해진미도 그림의 떡일 뿐이다. 더불어 하얀 치아는 아름다움과 깨끗한 인상의 출발이기도 하다.
바람은 이렇지만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충치 발생률은 하염없이 높아만 간다. 국내 12세 아동을 대상으로 영구치아에 충치가 발생한 개수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1972년 0.6개이던 것이 2000년 3.3개로 5배 이상 늘었다. 40대 중반이라면 예외 없이 최소한 1개 이상의 치아가 썩는 경험을 한다.
이유는 물론 먹을 거리에 있다.
서울치대 예방치과학 백대일 교수는 “70년대 초만 해도 감자, 고구마 등이 주된 간식거리였지만 70년대 말 경제상황이 좋아지면서 과자, 사탕 등 먹거리가 풍부해진 것이 구강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 등장했다”고 풀이했다. 가난하고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치아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조차 남아있기 어려웠지만 요즘 들어서는 설탕이 듬뿍 들어간 먹을 거리들이 치아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말 구강보건사업 기본계획을 내놓고 65~74세 노인의 자연 치아 보유개수를 2003년 12개에서 2010년 19개로 대폭 증가시키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에 따라 ▦수돗물 불소농도 조절 ▦저소득층 노인·장애인 의치보철 지원 ▦찾아가는 구강보건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양치습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흔히 이를 닦는다고 하면 치약을 칫솔에 묻혀 ‘치카치카’ 하는 것을 떠올리겠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무리 잘 닦는다고 해도 음식물 찌꺼기가 남게 마련이다. 오른손잡이는 오른쪽 송곳니부터 어금니로 이어지는 부분에, 왼손잡이는 왼쪽에 칫솔질의 사각지대가 생기기 쉽다. 때문에 양치를 하면서 자신의 사각지대가 어디인지를 생각해보고 그곳을 더욱 꼼꼼하게 닦는 습관이 필요하다.<그림 1>그림>
치아 건강을 위해 두 가지를 추가하자면 구강청결제와 치실 또는 치간칫솔이 있겠다. 이들은 모두 칫솔이 닿지 않는 부분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이다. 더구나 치열이 고르지 않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구강청결제와 치실을 사용하자.
구강청결제와 치실의 사용실태를 조사한 최근 자료에 의하면 500명 중 평소 칫솔질만 하는 사람은 43.6%, 구강청결제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는 43.4%였다. 치실까지 같이 사용하는 사람은 단지 6.6%에 불과했다.
특히 20대는 극소수(4.6%)만 세 가지를 같이 쓰다가 30대 들어서면서 7% 이상으로 늘기 시작한다. 치아에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관리에 힘쓰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셈’이다.
구강청결제는 시중에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다. 고를 때는 살균 효과가 있는지, 치석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구강청결제는 충치 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입 냄새 제거는 부수적인 효과일 뿐이므로 향기보다는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 치아 사이가 벌어지지 않았다면 치실, 사이가 비교적 넓다면 치간칫솔이 적당하다.
하루 3번 이를 닦고, 마지막 헹굴 때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면서 1회 이상 치실을 사용하면 6개월 만에 치석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단 치실을 사용할 때는 잇몸에서 치아 끝 부분으로 음식물 찌꺼기를 밀어내듯 위아래로 움직여야 한다. 한 곳에서 앞뒤로만 왕복운동을 하면 치아 표면에 긴 홈을 만들어 음식물이 더 잘 끼는 결과를 가져온다.
서울치대 사회치의학 진보형 교수는 “하루 3번 식사 직후 3분간의 양치는 기본인데 실제로 시간을 재보면 대부분 1분 안팎에 그치고 있다”면서 “바쁜 아침과 점심에는 양치 후 구강청결제를 사용하고, 잠들기 전에는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추가해 이를 닦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 교수는 이어 “잇몸에 피가 나서 치실 사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음식물 찌꺼기가 염증을 유발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빨리 제거해주는 것이 이와 잇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인 만큼 이런 사람일수록 치실을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노년이 돼서도 씹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면 기억하자. 식사 후 3번 3분간 칫솔질, 헹굴 때는 구강청결제, 저녁에는 치실이나 치간칫솔로 남은 찌꺼기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을.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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