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중 채팅도 가능·해외 통화도 생생
7일 하루종일 아내와 '쇼'(SHOW)를 했습니다. '쇼'는 KTF가 지난 1일부터 전국 서비스를 시작한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방식의 휴대폰 서비스(3세대 이동통신)입니다. 쉽게 말해 영상통화이지요. 통화품질은 어떨까. 호기심을 풀기 위해 HSDPA폰 옆구리의 영상통화 버튼을 꾹 누릅니다.
*백화점 아기용품매장에서
휴대폰을 거울처럼 들었더니 화면에 제 얼굴이 뜨고 곧 아내 얼굴도 나옵니다. 통화연결 완료. "여보, 거실에 있네. 지금 만드는 건 뭐야." "우리 아기에게 줄 애벌레 장난감이에요. 예쁘죠?"
아내는 만삭이라 백화점 쇼핑이 버겁습니다. 인터넷 서핑을 하지만 점원의 친절한 설명도 없으니 원하는 물건을 고르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제가 아기용품매장을 찾아 우주복부터 영상으로 보여줬습니다.
"이건 어때요." "분홍색 줄무늬가 예쁘긴 한데 혹시 동물 무늬는 없어요?" 곰돌이 우주복을 휴대폰 카메라에 갖다 댔습니다. "곰이 귀엽다. 맘에 쏙 들어요." 어설프고 복잡한 설명이 필요 없군요.
참숯베개도 화면에 띄웁니다. 아내가 점원과 직접 얘기하고 싶답니다. 점원 이지영씨가 이것저것 집어 들고 보여주더니 사용법과 특징을 설명합니다. 서로 얼굴을 보니 대화가 막힘 없이 술술 흐릅니다.
이 장면을 음성통화 모드로 재연해볼까요. 영상통화의 강점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남편 : "이 우주복은 크기가 두 뼘에 가느다란 실 같은 분홍색 줄무늬가 옆으로 그려져 있고 전체적인 색상은 옅은 분홍색이고 반팔에…, 헉헉!"
점원 : "참숯베개는 두 종류인데 하나는 어떻고 다른 건 저렇고…. 휴~, 통화론 힘드니까 일단 한번 매장에 나오시죠."
*영상채팅, 해외 영상통화, 영상노래방까지
HSDPA폰엔 신기한 기능이 있습니다. 영상통화 상태에서 문자를 주고 받는 '영상채팅'이죠. 손을 입에 바짝 대고 속닥속닥할 필요 없이 실시간으로 문자를 보내면 됩니다. 지하철안에서 얼굴 보는 재미, 문자 보내는 맛에 푹 빠져 역을 6개나 지나도록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해외 영상통화도 만족입니다. 파리에서 연수중인 한혜원 KTF 과장과의 영상통화는 마치 국내통화처럼 생생했습니다. 한 과장이 보여주는 거리 풍경을 보고서야 "오우! 샹제리제!" 했습니다.
영상노래방 기능은 가사가 반주를 뒤따라가는 기존 서비스와 달리 실제 노래방처럼 가사와 음이 딱 맞아 떨어지고 음질도 자연스럽습니다. 데이터 전송속도 역시 기존보다 3~4배 빨라 HSDPA폰을 쓰다가 기존 휴대폰을 사용하면 속이 답답할 정도입니다.
HSDPA폰 체험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아내도 한 대 사달라고 졸라댑니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건 없는 법. 우리 부부가 불편을 느낀 '옥에 티'도 있었습니다.
◆일주일 써보니 이건 마음에 안들어…
1. 이동 중엔 영상이 쓸리거나 깨지고 음성이 조금 끊겨요. 4면 분할인 영상회의 땐 더 심해요.
2. 색감이 비디오카메라로 찍은 홈 비디오 같아서 옅은 색은 잘 구별이 안돼요
3. 자세가 바뀌니 손이 아프고 휴대폰이 금방 뜨거워져요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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