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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의정보단 줄서기

입력
2007.03.07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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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 재개정안 등 주요 쟁점 법안처리에 실패한 6일 국회 본회의장. 법안에 대한 전자투표 결과가 한나라당 의석쪽 전광판에 떴다.

투표에 불참한 의원들의 이름은 흰색으로 나타나는데 하도 낯익은 이름이 많아 해당 의원들의 출결 상황을 7일 속기록에서 확인해봤다. 바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등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의 측근 의원들이다.

전날 처리된 법안은 이자제한법 개정안 등 모두 79개. 이 전 시장 캠프의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은 6번째 법안인 공탁법 개정안 표결에 처음 이름이 등장했고, 법안 투표를 모두 마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박 전 대표측 중진인 김무성 의원도 본회의에 참석은 했지만, 끝까지 있지 않았다.

이 전시장측 정두언 의원은 회의 시작 2시간여가 지난 30번째 법안을 처리할 때야 속기록에 이름이 나왔고, 박 전 대표 진영의 허태열 의원도 24번째 법안부터 출석했다. 이 전시장 비서실장인 주호영 의원은 7번째 법안인 이자제한법 처리 이후 이름이 사라졌다.

반면 후발 주자인 원희룡 의원은 이날 시종 자리를 지켰다. 그에게 "바쁘지 않느냐"고 했더니 "본회의 때문에 일정을 비워뒀다"고 말했다.

국회 상황이 워낙 유동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 단위와 월 단위로 동선을 짜는 대선주자의 '불성실'은 바람직하지는 않으나, 일정 부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캠프에 속한 의원들이 본회의를 외면하고 밖으로 도는 이유는 도무지 모르겠다.

자신이 지지하는 주자의 얼굴을 봐서라도 의사일정을 꼼꼼히 챙겨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러니 "한나라당 의원들은 잘 나가는 대선주자 곁에서 눈 도장을 찍는 대선놀음에만 빠져 있다"는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이태희 정치부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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