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인사 "오래전부터 李방북 추진"
이해찬 전 총리가 7일 오후 중국 선양(瀋陽)을 거쳐 북한 고려민항편으로 평양에 도착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남북정상회담 논의 여부에 대해 “현단계는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6자회담 이후 1단계 초기 이행 계획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그 윤곽을 잡고 성공적인 이행 계획이 마련된 뒤에 논의돼야 한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총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러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방북이 정상회담 사전 정지 작업 차원이라는 뒷말이 무성한 것이다. 열린우리당 핵심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방북이 추진되면서 통일부와 상당히 얘기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이 전 총리의 위상을 감안할 때 청와대와 의견을 나눴을 가능성은 있다”며 “북한측에서 이 전 총리와 이야기를 좀 했으면 하는 기류가 컸다”고 전했다.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청와대, 정부의 해명과는 다른 것이다. 북측에서 노 대통령 신임이 두터운 이 전 총리와의 접촉을 원했다는 점은 남북관계 진전 가능성과 관련해 주목할만하다.
우리당 정세균 의장이 8일 개성공단 방문 일정을 잡았다가 15일로 미룬 것 역시 이 전 총리의 방북 의미를 훼손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 전 총리의 방북에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 역할설(說)까지 나왔으나 안씨 본인은 물론 우리당 관계자들도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일부 언론은 “안씨가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인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제1부부장과 만났다는 설이 있다”고 보도했으나 안씨는 보도 자료를 통해 “장성택씨와 만난 적도 없고 이 전 총리의 방북에 관여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노 대통령의 정무특보인 이 전 총리가 이날 평양에 도착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우리 민족화해협의회의 초청에 따라 위원장 이해찬을 단장으로 하는 남조선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 대표단이 7일 평양에 도착했다”면서 “비행장에서 민족화해협의회 부회장 최성익, 관계 부문 일꾼들이 대표단을 맞이 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북측 민화협 회장인 김영대가 이날 평양 고려호텔에서 대표단을 만나 담화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10일까지 북한에 머무를 예정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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