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집 '잊었니'를 들고 5년만에 컴백
*흑인음악 역량 유감없이 발휘… 혼열사연 노래로 당당히 밝혀
“내가 음악을 선택했는지, 음악이 나를 선택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음악 없는 윤미래는 상상할 수 없어요.”
윤미래(26)는 무려 5년 간의 공백을 깨고 다시 나왔다. ‘t’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던 전과 달리 훨씬 성숙해졌다.
2001년 R&B (As Time Goes By)를 담은 솔로 1집에서 부드러운 보컬을 자랑했고, 2002년 힙합곡 (To My Love) (삶의 향기)를 담은 2집에서 강한 래퍼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면, 이번에 내놓은 3집에서는 R&B와 힙합을 넘나드는 흑인음악으로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다.
윤미래는 3집 앨범을 내놓기까지 노래와 자신을 분리시키려는 ‘무모한’ 시도를 해봤다. 소속사 문제로 속앓이를 하면서 노래를 버리고 싶은 충동마저 느꼈다. 교사 수의사 변호사 등 어린시절의 꿈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나의 길은 무엇인가’ 고민했다. 윤미래와 교집합이 전혀 없어 보이는 부동산중개업자까지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오랜 고민 끝에 답을 얻었다. “결국 음악이더라고요. 내가 할 줄 아는 것,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게 바로 음악이었죠. 슬플 때 집 지하에 마련한 스튜디오로 내려가는 냐를 발견하곤 했죠.”
자신이 음악을 선택했는지, 아니면 음악이 자신을 사로잡았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윤미래에게는 ‘음악이 운명’이라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었다. 윤미래는 흑인음악을 하는 국내 가수 중 노래와 랩을 동시에 완벽하게 소화하는 가수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작곡 실력까지 갖추었다. 이번 앨범에도 사촌오빠 박재선과 함께 작곡한 R&B (HONEYMOON)이 있다.
윤미래는 타이틀곡 <잊었니> (작사 타이거JKㆍ작곡 ANN1)에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담았다. 바로 가족 친구 음악 등 늘 당연하게 여겼던 ‘소중한 관계’. 또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란 사실도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검은 행복> 에서 당당히 밝혔다. ‘유난히 검었던 어릴 적 내 살색/ 사람들은 손가락질 해 내 Mommy한테/ 네 Poppy는 흑인 미군/ 여기저기 수군대/ 또 이러쿵저러쿵/ 내 눈가에는 항상 눈물이 고여’ 검은> 잊었니>
윤미래는 아버지가 랩으로 피처링에 참여해 더욱 이 노래에 애착이 간다고 했다. 동정심을 원한 것도, 홍보수단으로 이용하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아버지하고 노래하기는 처음이죠. 막상 피처링을 하니 너무 좋아하세요. 날마다 <검은 행복> 만 들으세요. 다음에는 엄마 목소리를 넣어야 할까 봐요.” 검은>
드렁큰타이거 다이나믹듀오 양동근 에픽하이 등이 속한 힙합집단 무브먼트를 만든 주인공이기도 해 아직도 무브먼트 식구들 사이에 ‘윤 회장’으로 불리는 윤미래. “1999년이었나요. 힙합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전이라 우리끼리 뭉쳐서 음악을 알리기 위해 무브먼트를 만들었어요. 가끔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홍대 앞을 거닐며 음악 이야기도 하고, 바비큐도 구워 먹고.”
이재원 기자 jj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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