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근 노원구청장 "강남북 양극화 팔짱 못마땅"
*박성중 서초구청장 "사회주의적 발상 시정 마땅"
"현재 강남북 양극화를 개선하는 첫발은 공동세 도입이다." "자치구를 위해 써야할 세금을 빼앗아 분배하는 것은 사회주의 발상이다."
서울시 자치구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도입을 추진중인 공동세 도입을 싸고 강남과 강북 자치구간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공동세 방안은 구세인 재산세의 50%를 떼어내 자치단체에 균등배분하자는 것. 강북권 자치구는 재정상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태이므로 도입을 촉구하고 있고, 강남ㆍ서초ㆍ송파ㆍ중ㆍ용산구 등 소위 부자구는 이 방안이 지방자치제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본보는 5일 강남을 대표하는 서초구의 박성중 구청장과 강북의 이노근 노원구청장을 초청, 직격토론을 벌였다.
*사회:최진환 사회부차장대우
이노근: 같은 서울에 살지만 강남북에는 4대 분야의 정책적ㆍ구조적 모순이 있습니다. 세수와 세출, 도시계획, 사회간접자본(SOC) 입니다. 이중에서 세수(稅收)분야에서의 불균형은 심각합니다. 강남구의 세수는 강북구의 15.2배입니다. 이 문제는 10여년 가까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우선 해소하자는 것이 서울 대부분 자치구들의 생각이고 그 방안이 재산세 공동세 도입입니다. 다행히 강남 서초 송파 등의 반대도 근원적인 것이 아니라 비율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빈익빈 부익부를 초래하는 세수 불균형은 어떤 식으로든 해소돼야 합니다.
박성중: 강남구와 금천구의 자체재원(재산세, 면허세, 사업소세, 세외수입)은 지난해 각각 3,235억, 556억으로 6대1정도입니다. 서울시와 광주시의 세수는 12대1이고, 경기도내 용인시와 동두천시는 17대1입니다. 일본의 도쿄의 세타가야구와 조금 못 사는 아라카와구의 세수도 9대1입니다. 우리의 불균형은 충분히 수용할 만한 것이고 다른 나라와 비교해 월등히 심각한 것도 아닙니다. (공동세 도입 논리라면) 불균형이 심각한 광역시 간에도 공동세를 내서 나누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사회: 재산세 50%를 공동세로 하자는 얘기는 한나라당에서 나왔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이기도 하고 구청장협의회에서도 합의하지 않았습니까?
박: 50%를 원칙적으로 반대했습니다. 민선4기 되자 마자 구청장들 모여 논의했는데 같은 한나라당 구청장끼리 격론하지 말고 일단 합의하자고 했고 초안에 있던 50% 문구는 빠졌습니다. 공동세를 원하지 않지만 다른 구에서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고 굳이 도입한다면 비율은 20%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공동세안에 대해) 25개 구청장들이 손해인줄 알면서도 대국적 차원에서 동의한 것입니다. 서초구도 전임 청장이 공식적으로 30%안을 제시했고 (공동세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박: 50% 공동세를 받아들이면 서초구도 서울시로부터 200억원 가량의 일반교부금을 받아 써야 합니다. 또 기준재정수요충족도가 현재 129%에서 89%로 떨어집니다. 지방자치의 기본은 재정자치인데 재정자치가 가능한 지역을 불가능한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사회주의 발상입니다. 50% 공동세의 결론은 6개 구청으로부터 1,700억원을 빼앗아 19개 구에 나눠주자는 것인데 한 구에 100억원 가지고 균형을 맞출 수 있겠습니까.
이:(공동세를) ‘빼앗아서 다른 곳에 준다’는 의식은 선민의식입니다. 그렇다면 옛날에 강남이 존재했었습니까. 강북에서 각종 재원이 나와 강남에 투자됐던 것 아닙니까. 강남 개발에 쓰인 각종 도시계획상의 인센티브와 완화정책이 오늘날까지 잔존해 강남북 불균형을 가져온 것입니다. 세수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자원분배 기능이라는 것은 세무행정교과서의 첫페이지에 나오는 원론입니다.
사회: 자기가 낸 세금이 자기지역을 위해 쓰이는 것이 지방자치 기본 취지 아닌가요.
이: 세정은 정책이고 가치판단의 문제입니다. 세목이나 세원 구조가 잘못됐기 때문에 오늘날 이러한 논의가 나온 것입니다. 기존 제도가 옳지 않기 때문에 고치려는 것입니다. 재산세는 영원히 구청장이 사용하는 절대불변의 헌법적인 원칙이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국회에서 국민의 의사와 정책에 의해 변화가 가능한 것입니다.
박: 서초구는 2005년에 5조원의 세금을 냈습니다. 이중 4조2,000억원이 국세고 나머지 8,000억중 7,000억은 시에 줍니다. 구에 남는 것은 겨우 1,000억인데 이것마저도 많다고 다른 데서 빼앗아 가려고 하는 형국입니다. 자기세금의 5~10%도 자기 지역을 위해 쓰지 못하는 게 자치입니까.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사회: 박 구청장님께서 서울시장이시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박: 재산세를 확 뒤집을 것입니다. 자치구간 불균형이 심한 재산세를 시세로 가져오고 불균형이 상대적으로 덜한 주민세 자동차세 담배소비세를 구로 넘기는 것입니다. 주민세의 주민분, 자동차세, 담배소비세 이게 도쿄의 3대 기초세입니다. 서울시 전체 자치구의 재산세는 1조원입니다. 시세인 주민세 담배소비세 자동차세는 1조7,000억원 가량 됩니다. (재산세를 시로 가져가고) 이것을 구로 넘기면 7,000억원 가량의 대안이 생깁니다.
이: 공동세는 현재 자치구간 재정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일차적이고 현실적인 안입니다. 구세의 성격이 강한 시세를 구세로 전환하는 것에 동의합니다. 공동세를 도입한 뒤에 2단계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현재의 세제는 94년 이전 관선때 만들어진 것입니다. 민선으로 넘어온 만큼 세제개편이 있어야 합니다.
박: 노원구의 입장을 모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싸우는 것처럼 보일 지 모르지만 각자 맡고 있는 지역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는 것이 우리들의 사명입니다. 제 결론은 작은 것에 얽매여 효과가 없는 것(공동세)을 하지 말고 효과가 큰 것(세목교환)을 도입하자는 것입니다.
이: 50% 공동세가 도입되더라도 보정효과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100억원이 더 들어온다고 하루 아침에 달라지지 않습니다. 여전히 강남구와 강북구의 세수격차는 5배 이상 납니다. 서울의 강ㆍ남북 불균형이 사회적 이슈로 등장해야 합니다.
정리=김동국기자
사진=배우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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