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고교 2, 3 학년 선택과목으로 '동아시아사'가 도입된다고 한다. 국사와 세계사를 '역사'로 통합하고 선택과목으로 지역사를 더 깊이 가르치기로 한 취지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제 교육인적자원부는 교과서 개발 시안 발표를 통해 이 과목의 성격을 보다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침략 역사 미화,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 등 역사 왜곡 및 영토 갈등 문제를 부각시키기로 한 것은 신중히 재고해야 한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역사 교과서는 국내외의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해 사실(史實)과 진실에 입각해 당당하게 서술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일본 중국 등 외국의 일부 잘못된 역사 인식이나 기존 이론의 오류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반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큰 틀에서 사실에 다가가는 것이 허구나 허위에 대한 진정한 비판이 된다는 얘기다. 식민 지배에 대한 일본의 인식 또는 고대사에 대한 중국의 인식 전반을 '왜곡'이라고 규정하고 교과서로 논박하는 방식과는 다른 차원이다.
기술적(技術的)인 측면에서도 일본의 여러 역사 교과서 중에서 어느 것을 왜곡이라고 해야 하는지 혼란스럽고, 중국의 동북공정도 그 연구 성과가 공식 국가 차원으로 얼마나 확산됐는지 확정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우리가 볼 때는 왜곡이지만 그들은 올바른 역사 인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인식의 편차는 전문가들 사이의 학술적인 논쟁으로 좁혀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때로 불가피하게 국가 간의 다툼으로 번질 수도 있다.
타자의 역사 인식에 대한 문제 제기와 비판은 부교재나 참고용 도서, 언론 보도 등을 활용해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다고 본다. 교과서는 '그게 아니다'보다는 '이것이다'라는 것을 보여 주는 교재다.
우리 교과서가 주변국과 외교적 마찰을 빚을 위험성 등은 부차적인 문제다. 본격 집필은 2010년부터라니 자라나는 학생들이 세계사적 안목으로 동아시아를 바로 볼 수 있게 하는 가장 좋은 방안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찾아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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