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모든 문제를 테이블 위에
6일 뉴욕에서 종료된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첫 회담은 북미 양국이 반세기 동안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수립을 향해 나아가려는 대장정의 작은 출발점이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 굵직한 현안이 타결된 것은 아니지만 양측이 모두 회담에 만족감을 표시한 것은 일단 고무적이다.
이번 회담은 ‘관계정상화 실무그룹’이라는 모자를 쓰고 진행됐으나 양측이 이에 구애받지 않고 제기될 수 있는 거의 모든 문제들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는 점도 특기할만하다.
이는 이 회담이 북핵 6자회담 틀 내에서의 북미 양자회담 차원을 뛰어넘어 전체를 좌우할 핵심적 양자회담이자 ‘회담중의 회담’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런 맥락에서 양측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논의할 메커니즘’, ‘북한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의 해결 방안’등 초기 이행조치 다음 단계, 즉 ‘60일 이후’에 대한 로드맵 마련을 시도한 것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봐야 한다. 더욱이 HEU 문제를 북한이 먼저 논의를 유도했다는 것은 이 문제의 처리 방향과 관련해 상당히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메커니즘, 구체적으로는 평화협정을 논의할 별도 포럼의 발족 시기 등은 가늠키 어렵지만 성공적인 ‘60일 이후’에 개최될 6개국 외무장관 회담이 어떤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대화의 판만 만들었을 뿐 구체적으로 매듭지어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점 또한 사실이다.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문제 등에 대한 일정도 제시되지 않았다. 앞으로의 성급한 기대나 낙관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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