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정맥·몸무게 인식 침입자 막아
*건물 감싼 유리벽엔 방탄필름 부착
*전세계 10만회선 네트워크 실시간 감시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7일 문을 연 LG CNS의 상암IT센터는 첩보 영화나 미래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만한 첨단 장비들로 가득차 있다.
LG CNS가 3년간 1,200억원을 들여 완공한 연면적 1만3,300평, 지상 12층, 지하 4층 규모의 건물 내부로 들어가려면 1층 로비에서 미 펜타곤(국방부 청사)에 설치된 것과 동일한 원통형 인터록킹 도어를 통과해야 한다.
두툼한 2중 유리문이 열리기까지는 모두 3단계를 거친다. 우선 전자인식기가 신분증을 확인하면 2차로 정맥을 확인한다. 출입문 옆에 부착된 인식기에 손등을 대면 푸르스름한 핏줄을 판독하고 나서야 외부 유리문이 열린다.
마치 엘리베이터를 연상케 하는 출입문 안에 들어서면 발판이 자동으로 몸무게를 확인한다. 방문객을 가로막은 내부 문이 열리려면 기록된 체중에서 최대 5㎏이상 변화가 있으면 안된다.
내부 직원을 위협해 신분증과 정맥 인식까지 통과했더라도 두 사람이 함께 들어서거나 다른 사람이 대신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특수 장치다. 만약 기록된 몸무게와 다를 경우 방문객은 감옥이나 다름없는 인터록킹 도어에 감금된다.
층을 이동하려 해도 쉽지가 않다. 모든 엘리베이터는 반드시 반도체 칩이 내장된 신분증을 열쇠처럼 꽂아야 작동하며 출입문은 모두 인터록킹 도어다.
건물 외관과 구조 자체도 특이하다. 건물 외관은 전면이 유리로 장식돼 있다. 그러나 설치된 유리는 모두 총알을 막아내는 방탄 필름이 부착돼 있으며 각각의 유리는 파손 감지기가 붙어있다.
또 1층에는 차량 돌진 방지용 구조물과 화상감지 시스템, 주차장에는 차량번호 자동인식 시스템 및 추적시스템까지 설치돼 있다. 기둥은 진도 8의 강진을 견디는 80㎜ 철골로 구성돼 있다.
이 회사가 최첨단 보안시설을 구축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곳은 LG그룹 주요 계열사 및 해외지사의 모든 정보를 보관하고 있는 그룹의 전자두뇌이기 때문이다. 단순 자료 저장 뿐만 아니라 해외에 위치한 컴퓨터(PC)까지 원격 제어할 수 있는 글로벌 데이터센터인 것.
이곳에 보관된 메인 서버는 4,600대. LG전자를 비롯해 LG필립스LCD, LG파워콤, LG상사, LG텔레콤, LG생명과학 등 그룹 계열사가 대부분 이곳에 의지하고 있다. 마치 로켓발사센터의 관제소를 연상케 하는 종합통제실에서는 10만대의 PC를 원격 관리할 수 있다.
종합통제실 근무자들은 24시간 2교대로 근무하며 그룹이 사용하는 전세계 10만회선의 네트워크를 실시간 감시하며 접속자가 갑자기 몰리는 등 회선에 이상이 발생하면 바로 조치를 취한다.
LG CNS는 시스템들이 24시간 항시 가동상태에 있도록 한국전력의 상암, 수색변전소 등 2군데에서 전원을 받아 항상 무정전 상태를 유지한다. 이곳에서 소모하는 월 전력량은 국내 단일건물로는 최대규모로 아파트 6,000세대분에 해당한다.
LG CNS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및 해외에 위치한 데이터센터까지 통합 관리할 예정이어서 명실상부한 LG그룹의 글로벌 데이터센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