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정무특보… 靑 "대북특사 아니다"
*6일 DJ 예방 1시간동안 조언 들어
이해찬 전 총리가 민감한 시기에 북한을 방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전 총리는 7일부터 3박4일간 평양을 방문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 당국자들과 만날 계획이다. 현재 일정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가질지 여부에도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노무현 대통령의 정무특보인 이 전 총리가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사실상의 대북특사 역할로 방북하는 게 아니냐는 데 있다. 특히 2ㆍ13 합의 이후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아진 시점에 방북하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전 총리는 공식적으로는 대통령특사가 아니라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북한 민족화해협의회 초청으로 이 전 총리와 이화영 정의용 의원,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 등 4명이 북한을 방문해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남북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정부는 당 차원의 방북일뿐 정상회담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측은 “특사 자격의 방북이 아니고 정부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이번 방북은 정상회담 사전 정지 작업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 전 총리가 노 대통령 의중을 읽고 모종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방북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우리당의 한 당직자도 “이재정 통일부장관이 국회에 올 때마다 수시로 이 전 총리를 찾았던 것으로 안다”며 “청와대와 정부쪽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전 총리가 지난해 10월쯤부터 북한과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화영 의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며 “이번 방북은 평화협정 체제로 가면서 북한에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이뤄질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이 전 총리는 2000년 6ㆍ15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수행했으며, 총리 시절인 2005년 4월에는 말레이시아에서 김영남 위원장을 만난 적도 있다. 이 전 총리는 당 동북아평화위원회 구성을 직접 제안하는 등 최근 남북관계를 위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해왔다.
한편 이 전 총리는 6일 오후 동교동 자택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해 조언을 들었다. 김 전 대통령측 최경환 비서관은 “이 전 총리가 방북을 앞두고 인사차 김 전 대통령을 예방했고 두 분이 배석자 없이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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