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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드라마 ‘주몽’ 무엇을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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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드라마 ‘주몽’ 무엇을 남겼나

입력
2007.03.0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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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고대사에 관심 높아졌으나… 역사 왜곡·연장 방영

◆마침내 <주몽> 이 끝이 났다.

평균시청률 40.6%, 34주 연속 시청률 1위. 이 기록이 말해주듯 6일 막을 내린 MBC 특별기획 드라마 <주몽> 은 2000년 이후 가장 대중적인 사극 중 한 편이었다.

그러나 MBC <대장금> 과 KBS <용의 눈물> 등 대중성과 작품성 양면에서 호평을 얻은 작품과 달리 <주몽> 은 인기만큼이나 다양한 논란에 시달렸다. 지난 10여개월의 방영기간 동안 <주몽> 이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지 정리했다.

◆고구려 사극 VS 역사 왜곡 판타지?

“국민에게 관심의 영역이 아니었던 고대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은 성과다.”

최완규 작가 스스로는 <주몽> 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그러나 <주몽> 을 통해 촉발된 고구려사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주몽> 의 잘못된 역사적 묘사를 반박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역사적 사실을 다소 바꾸는 것이 종종 있는 일이라 해도, 주몽의 다물군이 폭약을 쓰고, 부여의 대소와 고구려의 주몽이 연합해 한나라를 치는 등의 스토리는 역사의 큰 줄기마저 바꿔 놓은 ‘역사왜곡’ 수준이라는 것.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주몽> 이 “사극이 아닌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구려에 대한 관심을 일으킨 대신, 고구려에 대한 그릇된 인식도 함께 심어준 셈이다.

◆새로운 퓨전사극 등장 VS 허술한 완성도

<주몽> 은 중장년층이 주로 즐기던 대하사극의 시청층을 넓혔다. 주몽이 소심한 왕자에서 고구려를 건국하기 전까지 펼쳐지는 영웅의 성장담은 마치 롤플레잉게임을 연상시켰고, 무협영화를 방불케 하는 액션과 해모수-유화, 주몽-소서노, 주몽-예소야 등으로 이어지는 멜로코드는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

사극의 대중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한 것은 <주몽> 의 가장 큰 성과. 그러나 작품 중반 연장방영 논란과 함께 지지부진 한 스토리를 반복하고, 촬영일정에 쫓겨 허술한 전투장면을 연출해 시청자들의 빈축을 샀다.

◆시청자의 요구 반영 VS 무리한 연장 방영

<주몽> 의 연장방영을 둘러싼 논란은 <주몽> 의 대표적인 오점으로 꼽힌다. MBC는 대중의 볼 권리를 근거로 연장방영을 주장했으나, 이를 두고 MBC와 출연자들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스토리가 늘어져 작품성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을 일으켰다.

그러나 제작진이 스토리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 <주몽> 은 분위기를 일신, 연장방영 기간동안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더구나 타 방송사의 미니시리즈 분량에 달하는 20회 동안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거침없이 하이킥> <나쁜여자 착한여자> 등과 함께 연초 MBC 도약의 1등 공신 노릇을 했으니 상업적으로는 올바른 선택을 한 셈이다.

왜 <주몽> 이었나

이런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주몽> 은 대중적으로 성공한 드라마로 남았다. “우리 삼국사의 뿌리이자 동북공정에 맞설 수 있는 선조들의 이야기가 사회적인 관심을 얻은 것 같다”는 정형수 작가의 말처럼 역사왜곡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중에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우리 민족사상 가장 거대한 영토를 차지한 고구려의 이야기는 대중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줬다.

다양한 인물과 부족을 규합해 대제국을 건국하는 주몽 역시 시청자들에게 이상적인 지도자상으로 각인됐다. <주몽> 의 성공이야말로 지금 우리 국민들이 답답한 현실을 시원하게 풀어줄 무언가를 찾고 있음을 말해준 것은 아닐까.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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