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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런트 이순재 '일흔 넘어 하이킥' “연기만 생각하기에… 주책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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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런트 이순재 '일흔 넘어 하이킥' “연기만 생각하기에… 주책도 괜찮아”

입력
2007.03.0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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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 이런 모든 것을 다 던져버리고 MBC 시트콤 <거침없는 하이킥> 에서 거침없는 코믹연기를 펼치고 있는 이순재(72)씨.

현실 속의 가장(家長) 이순재도 그런 모습일까? “0점짜리 아버지와 남편이지요. 배가 고프면서도 연기가 좋아 그냥 배우를 했습니다. 그러니 가장으로서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지요.”

그렇게 반 백년을 배우로 살았다. 더 이상 맡을 배역이 없을 줄 알았다. 모든 역할을 해 봐서가 아니다. ‘이순재’라는 배우의 이미지를 깰만한 배역을 선뜻 건넬 용기 있는 연출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때 김병욱 PD가 <거침없이 하이킥> 을 들고 찾아왔다.

“김 PD의 설명을 듣고 흔쾌히 출연을 결심했어요. 뮤지컬 배우(박해미), 개그맨(정준하), 가수(신지) 등 다양한 분야의 연예인이 모였잖아요? 뭔가 얘기가 될 것 같았지요. 무엇보다 가족애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가 깔린 작품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어요. <거침없이 하이킥> 은 유머, 아이러니와 풍자에 페이소스까지 버무린 드라마예요. 난 시트콤이 드라마가 아닌 예능으로 분류되는 것이 지금도 이해가 안 돼요.”

이순재씨는 요즘 연예계의 히트메이커다. 그가 하면 트렌드가 된다. 이순재가 야한 동영상을 보자 ‘야동 순재’, 인터넷 게시판에 댓글을 달자 ‘악플 순재’가 곧바로 다음날 인기 검색어가 된다. “원로배우가 트렌드가 된다는 사실이 재미 있잖아요. 배우로서 아직 내가 보여줄 것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강의 준비로도 바쁘다. 10년째 대학(세종대)에서 학생들을 연기를 가르치고 있다. 손자 뻘 되는 젊은이들과 교감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는 솔직함을 택했다.

“학생들에게 항상 솔직하게 묻고 대답해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학생에게 ‘연기가 목적이냐? 인기가 목적이냐?’고 묻지요. ‘인기’가 목적이라고 솔직히 말하는 아이에게는 ‘넌 장동건만큼 잘 생기지 않아서 안 돼. 연기실력을 쌓아라’고 말해 주지요.”

연기지도 없이 보름 동안 셰익스피어 등 고전만 읽게 한 적도 있다. 정확한 표현법과 작품의 깊이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표준발음법 사전을 챙기라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요즘 대사를 말할 때 장단, 고저, 음가를 제대로 지키는 배우가 별로 없어요. 내가 연기를 배울 때는 ‘애’와 ‘에’도 구별하라고 배웠어요. 우리말 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어찌 남들 앞에 서는 배우가 되겠어요.”

연기 잘하는 배우는 죽을 때도 무대 위에서 죽을 수 있는 영광을 얻게 된다고 말하는 이순재씨. “주변에서 ‘늘그막에 주책없다’ 말을 많이 해요. 오직 연기만 생각하기에 가능한 삶이겠지요.”

안진용 기자 realy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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