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대를 막다가 과로로 쓰러진 젊은 경찰관을 물심양면 도와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정보3계 소속 안성(32) 경위가 집에서 뇌출혈을 일으켜 쓰러진 것은 지난해 7월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미 FTA 2차협상 시위대책 업무를 맡아 정신없이 지내다가 10여일 만에 집에 들어간 바로 다음날이었다. 그는 두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한동안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등 큰 후유증을 겪었다.
본보(2006년 7월19일자)를 통해 안 경위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김 본부장은 즉시 안 경위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가 위로했다. 한동만 외교통상부 통상홍보기획관은 “김 본부장이 안 경위의 다섯 살 난 딸과 돌도 안 된 아들을 보고 무척 가슴 아파했다”고 전했다.
재활치료에 매달리던 안 경위 가족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온 것은 지난해 9월. 공무원연금공단이 안 경위에게 ‘가결 중과실(일부 개인과실 인정)’ 판정을 내려 장애연금을 절반 밖에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김 본부장은 이 소식을 듣고 FTA 협상의 바쁜 와중에도 직접 전후사정 파악에 나서 안 경위가 입원 초기 간호사에게 과거 음주경력을 잘못 얘기한 것이 오해를 빚었음을 알게 됐다. 김 본부장은 통상교섭본부 직원들과 함께 1,000만원의 성금을 모아 안 경위에게 전달하고, 가족들이 연금재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도록 적극 도왔다.
안 경위는 이 달 초 중과실 판정 철회 결정을 받았다. 안 경위의 부인 오주향씨는 “김 본부장이 바쁜 협상 일정에도 추석과 크리스마스 때 남편 대신 자녀들의 선물을 챙겨주는 등 가족과 같은 풋풋한 인정을 베풀었다”며 고마워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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