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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 코스모스(Cosmos)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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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 코스모스(Cosmos) 上

입력
2007.03.0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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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600만부… 대중과학서의 전설적 古典

과학적인 것은 얼마나 인문학적인가. 우주와 별에 다가서는 것은 얼마나 인간적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모든 답이 이 책 <코스모스(cosmos)> 에 있다.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1934~1996)이 인도하는 우리 태양계와 별, 우주로의 여행에는 원자의 생성과 인간의 진화가 어우러져 있고, 우주론과 인류의 신화가 나란히 속삭인다. 그리고 우리 인류를 우주를 향한 모험으로 이끈 것은 비단 로켓기술과 차가운 이성뿐 아니라 공상과학소설과 신화가 다루는 뜨거운 열정과 호기심 덕분이었음을 알게 된다.

본격적인 <코스모스> 여행은 다음 회로 미루고 이 책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먼저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코스모스> 는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지고 널리 읽힌 과학교양서의 대표작이다. 1980년 미국에서 처음 발행된 후 전세계에서 지금까지 600만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된다.

100만부를 훌쩍 넘어 1,000만부를 향해 가는 책이다. 국내에서는 1만부만 넘어서도 ‘성공작’이라 불리는 과학교양서의 기세가 놀라운 따름이다. 이보다 더 많이 팔린 과학교양서는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 정도다.

<코스모스> 는 TV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시리즈물이자 책이다. 13장으로 구성된 책은 TV시리즈와 한 편씩 호응하면서 별의 탄생, 태양계의 행성들, 화성의 생명체 논쟁 등을 다루고 있다. <코스모스> 의 제작자이자 저자인 세이건과 <코스모스> 는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의 이미지로 통한다. 세이건 하면 <코스모스> 를 제작한 사람, <코스모스> 하면 세이건이 만든 다큐멘터리(책) 식으로 말이다.

칼 세이건은 과학대중화의 기수이자 상징으로 보통명사가 되어버렸고, 80년대 우리나라의 많은 청소년들도 <코스모스> 를 보면서 “한국의 칼 세이건이 되겠다”고 꿈꿔왔다.

처음 쓰여진 지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전혀 구닥다리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150억년 우주의 역사가 고작 20여년만에 달라질 일도 없으려니와 세이건의 오롯한 과학정신과 풍부한 인문학적 식견은 유행을 타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

국내에서는 80년대 처음 번역 출간돼 높은 호응을 받았고 정식 저작권 계약을 맺은 사이언스 북스가 2004년 다시 번역해 출간했다. 대형 판본에 컬러 화보를 넣은 <코스모스> 완전판(3만9,000원)이다. 지난해 12월 나온 <코스모스> 특별판(1만5,000원)은 세이건 10주기를 기려 그림을 많이 덜어내고 크기와 부피를 줄여 만들었다.

완전판은 고가에도 불구하고 3만부 정도 팔렸는데 TV시리즈 <코스모스> 를 보고 자란 30, 40대들이 향수에 책을 집어 들었고, 자녀와 제자들에 선물하기 위해 다시 한번 지갑을 열었다는 것이 출판사측 분석이다. 특별판은 두달 만에 5,000부가 나갔는데 기이하게도 완전판 판매와 함께 늘고 있다. 이쯤 되면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라 할 만하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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