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씨 열혈 팬"
“한국 영화는 재정적ㆍ기술적으로는 할리우드적이지만, 높고도 독특한 예술적 감식안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팬이 됐어요.”
현대 프랑스 소설의 거장인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67)가 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네번째 한국 방문의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박찬욱 이창동 이정향 감독을 다 만나 보고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게 참 즐거웠죠.”
그는 12일까지 머무르며 한국 영화에 대한 취재에 집중할 계획이다. 60주년을 맞는 칸 영화제 측이 청탁한 원고 ‘작가의 관점에서 본 영화와 문학’을 완성하기 위한 방한이다. 그는 “원고의 상당 부분은 한국 영화가 내게 갖는 의미에 관한 것이 될 것”이라며 “특히 <친절한 금자씨> 를 보고 열렬한 팬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친절한>
“할리우드 영화산업이 세계 곳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한국과 프랑스 영화가 그것에 저항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사기꾼의 희생자가 된 것 같다’고 이창동 감독이 말했는데, 정말 맞는 얘기예요.”
2001년 대산문화재단 초청으로 첫 방한, 전남 화순의 운주사에 깃든 서정미에 매료됐다는 그는 황석영씨 등 한국 작가들과도 교분을 쌓으며 이해의 폭을 넓혀왔다. “전쟁 중 독일 점령 하의 상황에서 태어난 나는 전쟁의 경험을 공유하는 한국에 감정적 동질감을 느낍니다. 박찬욱 이창동 감독이 소설 쓰기에 매료돼 있다는 사실도 거기 한몫 하죠.”
그는 가을께 다시 서울을 방문, 현재 논의 중인 이화여대 강의 계획을 마무리지을 생각이다. 그는 서울을 가리켜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찾기 힘든 자연적 마술을 간직한 곳”이라며 “신촌에 세월이 깃든 기차역이 사라지고 거대한 쇼핑몰이 들어섰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1963년 첫 소설 <조서(調書)> 로 주목받은 르 클레지오는 이후 <열병> <홍수> <황금 물고기> 등 화제작을 잇달아 발표, 해마다 노벨문학상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그는 7일 오후 3시 교보생명빌딩 10층에서 ‘기억과 상상’을 주제로 특별 강연회를 연다. 황금> 홍수> 열병> 조서(調書)>
장병욱 기자 aje@hk.co.kr사진=박서강기자 pindropp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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